대출금리 오르고 예금이자 내리는 게 정상인가요? [금알못]

이정필 기자 2023. 1.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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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은행 마진이 동일한 경우 조달비용 부분에서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 대출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11월까지 5%를 넘어선 바 있죠.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예금 금리는 빠르게 내려가는 추세로 전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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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새해 들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8%를 넘어섰습니다. 반면 지난해 11월 5%를 돌파했던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3%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려야 하는데, 대출은 오르고 예금은 내리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불만이 커집니다.

대출금리는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비용에 수익률을 붙인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합니다. 은행 마진이 동일한 경우 조달비용 부분에서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면 대출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최근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34%로 전월 대비 0.36%포인트 올랐습니다.

공시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월(10월 3.98%)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습니다. 신규 코픽스가 4%대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코픽스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SC제일·한국씨티까지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합니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게 됩니다.

은행들은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만기가 짧은 예금 위주로 수신상품 금리를 높여 왔습니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 11월까지 5%를 넘어선 바 있죠.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압박하고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예금 금리는 빠르게 내려가는 추세로 전환됐습니다. 채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간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나아진 것이죠. 높은 이자를 주면서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수신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걸립니다. 은행권은 현재 지난해 11월 기준 코픽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12월 기준 코픽스는 이날(16일) 발표돼 다음날인 17일부터 적용됩니다. 지난해 12월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 영향은 이번 코픽스에 반영돼 대출금리에도 변화를 줄 예정입니다.

경제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앞을 내다보지 못한 관치와, 유리한 부분을 취사선택하는 은행권의 금리 조정 속도차가 지금의 결과를 야기했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예금금리 인상을 막았던 당국은 이번에는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은행들은 새해 들어 고객 최우선, 고객 중심을 연신 구호로 외치고 있습니다.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매달 이자 부담에 허덕여야 하는 고객들은 정작 일반차주를 취약차주로 만드는 고금리부터 내려달라고 호소하는 실정입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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