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③] '갑상선 유두암 수술' 박소담, 이보다 완벽한 복귀는 없다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갑상선 유두암 수술 후 공백기를 가진 배우 박소담이 영화 '유령'으로 마음을 뒤흔드는 명품 연기를 선보인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담은 스파이 액션이다.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독전'(2018) 이해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검은사제들'(2015)의 괴기스러운 부마자 영신, '기생충'(2019) 속 대담한 꾀로 위장 취업에 성공하는 기정 등 장르 불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박소담이 이번 '유령'에서는 총독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로 변신했다.
극 중 유리코는 도발적인 매력을 무기 삼아 조선인임에도 총독부 실세인 정무총감 비서 자리까지 오른 야심가이자 수완가다.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는 강한 기질을 지녔다. 호텔에 끌려온 뒤 안팎을 휘젓고 다니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성으로 돌아가려 한다.
박소담은 유리코가 어떻게 총독부 2인자의 직속 비서가 되었는지 설명되지 않은 전사까지 단번에 납득시키는 동시에 가둘 수 없는 바람 같은 자유로움과 상대를 도발하는 뜨거움으로 극의 온도를 드높인다. 총격 등 고난도 액션까지 호기롭게 펼쳐 보인다.
2021년 말 갑상선 유두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박소담이기에 '유령'은 단순히 복귀작 이상의 의미일 터다. "유리코를 준비하면서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잘 해내고 싶었다"는 박소담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관객 여러분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고 떨린다"고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쉬이 표현하기 힘든 유리코를 자신만의 노하우를 적극 살려 다층적으로 쌓아올린 것. 박소담과 가깝게 호흡한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 박차경 역의 배우 이하늬가 기자간담회에서 "박소담은 누구를 만나도 단단한 배우더라. 그 모습이 반갑고 아름다웠다. 평소에는 살가운데 연기에 들어가면 동생이지만 존경스러웠다"며 극찬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에 박소담은 "박차경의 '살아'라는 대사가 굉장히 필요한 말이었다. 혼자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촬영 내내 선배님께 받은 에너지가 너무나 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소담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유령'은 오는 18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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