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묻고, 채은성이 답한다…"밖에선 본 이글스? 부담없는 팀이었고, 지난해보다 무조건 잘 해야죠."

민창기 2023. 1.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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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선택해 주셔서."

지난해 11월 22일,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51)가 입단 계약을 위해 대전야구장을 찾은 채은성(33)과 악수를 하며 건넨 말이다.

정말, 선택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13일 서울 잠실 석촌호수 근처 야구연습장에서 만난 채은성은 한화 사람들이 정말 듣고 싶은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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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한화와 FA 계약을 한 채은성은 올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전년도 보다 더 잘 하자고 다짐하면서 매년 시즌을 시작한다"고 했다. 13일 서울 잠실 석촌호수 근처 야구훈련장에서 오전 연습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한 채은성.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고마워요, 선택해 주셔서."

지난해 11월 22일, 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51)가 입단 계약을 위해 대전야구장을 찾은 채은성(33)과 악수를 하며 건넨 말이다. 정말, 선택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화가 얼마나 중심타자를 영입하고 싶어했는지, 채은성이 한화에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3년 연속 꼴찌를 한 팀의 선수가 됐다. 6년 총액 90억원, 대박을 터트렸다. 선수 혼자서 팀 전력을 바꾸긴 어렵지만, 채은성의 클러치 능력이라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득점 찬스에선 타자도 부담이 크지만, 투수가 더 부담이 크다. 안타로만 득점이 가능한 건 아니잖나. 어느 정도 (공을)때리는 데 자신이 있다. 타자와 투수만 알 수 있는 긴장감이 있는데, 그런 상황이 재미있다. 타점을 내는 게 재미있다."

13일 서울 잠실 석촌호수 근처 야구연습장에서 만난 채은성은 한화 사람들이 정말 듣고 싶은 말을 했다.

이제 한식구가 된 한화 사람들이 던진 질문을 취합해 찾아갔다. 채은성은 LG 입단 동기생 최성민이 운영하는 이 훈련장에서 오전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LG에서 본 한화는 어떤 이미지였나요.(투수 남지민·22)

▶냉정하게 봤을 때, 부담이 없었다. 3연전 들어가면 위닝시리즈는 한다고 봤지. 다만, 너를 포함해 좋은 어린 선수가 많아 가능성은 많다고 생각했지.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 불안정하고 어수선해 보였지만, 경험이 쌓이면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올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너처럼 좋은 투수가 많고 젊은 에너지가 넘치잖아. 시속 150km 강속구는 아무나 던지는 게 아니잖아. 지난해 네 구위가 정말 좋았어.

-주장이 된다면 팀을 어떻게 이끌고 싶나.(포수 최재훈·34)

▶지난번에도 그 이야기를 하더니만…. (코칭스태프에서)결정해 주시면 하겠지만 당장 맡는 건 좀 어려운 게 사실이야. 팀 분위기, 선수 성향을 잘 모르잖아. 주장을 하더라도 선수들과 1년 정도 부딪혀보고 하는 게, 나도 그렇고 팀도 좋을 것 같다.(최재훈은 채은성과 프로 입단 동기생 친구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등번호 22번 주인이 원래 저였다는 거 알죠? 제가 양보한 셈인데, 보답으로 애플워치라도 사줄 생각은 없어요.(투수 이태양·33·순천고 1년 후배)

▶네 번호라는 걸 알고 있었다. 계약하고 등번호를 고를 때, 넌 한화 오는 게 결정된 것도 아니었잖아.(웃음) LG에서 55번 쓰면서 야구가 잘 됐어. 한화에선 (강)재민이가 55번을 쓰고 있더라고. 재민이가 입단 때부터 사용해 온 의미있는 번호잖아. 숫자가 겹치는 등번호를 좋아해 찾았는데, 마침 22번이 비어있더라고. 사실 55번도 처음부터 쓴 건 아니어. 세자리 번호 달다가 바꿨는데 잘 안 됐거든. 당시 프런트가 자기 기운이 좋다고, 55번을 골라줘 받았어. 좋은 시계를 차고 있던데, 정말 원한다면 사주겠다.(웃음)(지난해 22번은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가 썼다)

-서울에서 좀 살았다고, 전라도 사투리를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다 까먹은 건 아니죠.(투수 장민재·33)

▶유심히 보고 있었구나.(웃음) 광주 출신들이 잘 못 고치는 것 같다. 그냥 인터뷰할 때 깔끔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하다보니 익숙해졌어. 가급적 안 쓰려고 노력도 했고. 물론 친구들 만나면 사투리를 많이 쓴다. 너랑 대화할 땐 사투리로 하면 될 것 같네.(순천고를 다닌 채은성이 광주일고를 졸업한 장민재 1년 선배다. 채은성은 장민재가 어릴 때부터 야구를 굉장히 잘해 유명한 선수였다고 했다)

-저랑은 육성선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어떻게 그 시간을 보냈고 어떤 마음으로 이겨내셨는지 궁금해요.(내야수 김인환·29)

▶우리 1루에서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곤 했지. 잘 하는 게 보기 좋았다. 오랜 무명시절을 딛고 지난해 보여줬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진 모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프로선수는 자기 자리가 없다는 거 알지? 잘 하면 안정적인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거야. 이제 진짜 시작이야. 지금까지 갖고 있던 마음으로, 안주하지 말고 노력하면, 계속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내가 사는 아파트로 이사한다고 들었다. 함께 출퇴근하면서 야구 얘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손 혁 단장·51)

▶새해 인사를 드리면서 말씀 드렸는데, 단장님 댁 바로 아래층입니디.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요.(웃음) (이)태양이가 그 아파트 추천해줬어요. 저나 아내나 대전에 연고가 없어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돼 있는 아파트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거든요. 출퇴근하면서 저는 야구 얘기하면 좋은데, 단장님이 안 불편하시겠어요. 팀을 여러번 옮겨보셨는데 처는 처음이잖아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투수 출신이니시까 투수들이 상황에 따라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런 걸 여쭤보고 싶어요.

-지난해 저를 상대로 5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죠. 매번 고전했던 기억이 있어요. 타석에서 본 제 공은 어땠나요.(투수 김민우·28)

▶잘 친 기억이 별로 없는데…. 만만하게 보고 타석에 들어간 적은 한번도 없다. 한화 에이스잖아. 매번 상대할 때마다 껄끄러웠지. 쉬운 투수가 아니었어. 다만 운이 따라서, 수비 시프트 덕분에 안타가 나오긴 했지. 네 공은 팔이 나오는 각도, 피칭라인이 좋아서 어려워.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직구, 포크볼 궤적이 똑같아 힘들다고. 사실 상대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봐. 선발투수와 타자가 1년에 몇번이나 만나겠어.(지난해 채은성은 김민우를 상대로 8타석 7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4개 모두 단타였다)

-선수 개인이 좋아야 팀이 좋아진다. 올시즌 목표가 뭔가.(이대진 수석코치·49)

▶모든 사람이 제가 이적해 새 팀에서 큰 부담을 갖고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게 당연한거고요. 그런데 저는 원래 있던 팀에서도 항상 부담을 갖고 시작했어요. 부담을 내려놓고 하자, 혼자서 이런 주문을 해요. 그냥 야구하는 건 똑같고, 매년 준비하던대로, 몇 년간 준비했던 걸 계속 하자, 이렇게요. 갑자기 못하던 3할, 40홈런을 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만 시즌을 시작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잘 하자고 다짐해요. 지난 시즌 LG에서 낸 성적보다는 더 잘해야죠.(채은성은 지난해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6리, 138안타, 12홈런, 83타점, OPS 0.791를 기록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앞으로 많은 인터뷰를 하게 될텐데, '이런 인터뷰는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있나.(김용동 PR팀장·46)

▶오늘 같은 인터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인터뷰가 본래 좀 딱딱하잖아요. 저랑 앞으로 함께 할 한화 사람들, 제3자가 저에게 궁금한 걸 묻는 이런 인터뷰를 해보고 싶었어요.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잖아요. (시즌 중에)성적이 안 좋을 때도 인터뷰를 해야하는데, 제가 매번 잘했던 게 아니라서, 적응이 돼 있어요. 물론, 안 좋을 땐 더 잘 해야한다는 스트레스는 받겠지만요.

-야구장에서 만나면, 고무줄 달린 항아리바지 입지 말라고 하셨는데, 올해 저와 함께 입으실 생각은 없나요.(노시환·23)

▶아니, 전혀 그럴 생각없다. 내가 튀는 스타일이 아니고, 옷은 본인에게 어울리는 걸 입어야 해. 통으로 된 하의를 입다가 어느날 보니 그런 바지를 입고 나오더라. 그래서 1루에서 만났을 때, 야구 못하는 선수같다고, 그런 바지는 어울리는 사람이나 입는 거라고 조언했지.(웃음) 넌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잖아. 지난해 조금 아쉬웠겠으나, 좋은 경험을 한 것이라고 생각해. 올해는 많은 걸 보여줄 거라고 믿어.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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