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가슴 뻐근한 흉통… 나이 탓 말고 협심증 의심을

정진수 2023. 1. 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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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위험성 커져 주의 필요
안정 취하면 호전 대부분 가볍게 여겨
방치하면 휴식 중에도 통증 느끼게 돼
급사 원인 되는 심근경색 진행 가능성
비만·운동부족 등 젊은층도 발병 우려
경미한 경우엔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
원상회복 아닌 진행 더디게 하는 요법
심한 경우 관상동맥 중재시술·우회술
평소 건강한 식습관에 운동 병행 중요

전국에 내린 눈·비로 기온이 다시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한파가 닥치면 혈관이 수축해 고혈압, 뇌경색, 협심증 등 혈관 관련 질환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협심증은 방치 시 ‘급사’의 원인이 되는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령화에 따라 협심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협심증 환자는 53만여명에서 70만3000여명으로 33%가량 늘었다. 이 중 70∼80%가 60대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협심증 환자 증가에 대해 고령화가 주요 요인이지만 운동부족과 비만 인구 증가 등으로 젊은 협심증 환자도 늘고 있는 만큼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방치하면 ‘급사’ 원인 심근경색 불러오는 협심증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 등으로 인해 좁아지면서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을 짓누르거나 뻐근한 느낌이 드는 흉통이다. 숨이 차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다만 흉통 증상이 나타난다고 모두 협심증은 아니다. 위장질환이나 신경증, 근육통으로 인해 흉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 구별할 수 있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운동 시 발생하는 통증이다. 협심증은 대부분 안정 시 증상이 없다가, 운동이나 스트레스, 흥분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한다. 혈관이 거의 막혀 심근에 괴사가 일어나는 심근경색과 달리 협심증은 어느 정도 혈류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스트레스, 운동 등으로 산소요구량이 증가할 때 흉통이 나타나는 것이다. 통증 지속 시간은 5∼10분 미만.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기 때문에 통증을 운동부족이나 노화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협심증을 방치해 협착이 심해지면 관상동맥 단면이 80∼90% 이상 줄어, 안정 시 혈류 공급도 감소하며 휴식 중에도 통증이 생기는 불안정 협심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 운동할 때 나타나는 안정 협심증, 안정 시에도 발생하는 불안정 협심증, 심근경색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관상동맥 단면의 50%가 감소하면 혈류 공급 능력에 제한이 생기지만, 증상은 보통 70∼80% 이상 감소할 때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많이 진행했다는 의미기 때문에 운동 후 쉬어서 증상이 사라진다고 협심증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동맥경화가 여드름이 터지듯 툭 터져서 혈전이 발생, 순식간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직 심근경색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할 방법은 없는 만큼 협심증으로 진단 시 혈전 방지 등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만, 운동 부족한 젊은층도 주의해야

협심증은 증상 중증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경미한 경우 항혈소판제제와 콜레스테롤 저하제, 혈관 확장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한다. 다만 약물치료는 혈관 ‘원상회복’이 아니라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이다. 관상동맥 협착 정도가 심해 약물로 조절이 되지 않으면 관상동맥 중재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아야 한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관상동맥 풍선 확장술이나 관상동맥 내 스텐트 삽입술을 말한다. 대퇴부 등을 통해 3∼4㎜의 작은 도관을 삽입해 좁아져 있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수술과 달리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도 남지 않아 협심증 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관상동맥 우회술은 석회화가 심하거나 해부학적으로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 남아있는 마지막 선택지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기름기 많은 물질이 혈관 벽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가 특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비만과 운동부족, 스트레스.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은 젊은 나이에도 협심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 같은 이유로 협심증 환자가 통증을 이유로 운동을 기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특히 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에서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조기 발생 가능성이 높다.

김태오 교수는 “협심증 환자는 최대 심박 수의 80% 수준의 운동을 권한다. 보통 220에서 나이를 빼서, 가령 60세의 경우 160대 심박 수가 최대 심박 수이며, 여기의 80%인 분당 130∼140회 심박 수 이하로 운동하라고 한다”며 “심장박동을 재고 운동하는 경우는 없기에 운동 강도를 쉽게 설명하자면 계단 3층을 쉬지 않고 걸어 올라갔을 때 정도의 운동 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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