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만날 이유 없어… 北에 준 건 개인 돈”

박진영 2023. 1. 1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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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귀국…이재명 유착의혹 ‘판도라 상자’ 열리나
檢 “태국서 비행기 타자마자 체포”
18일쯤 구속영장… 접견 금지 검토
불법 대북송금·4500억대 횡령 의혹
‘호화 도피’ 도운 동생 등 4명 구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귀국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17일(현지시간) 새벽 태국에서 항공편에 탑승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김 전 회장 ‘입’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귀국 전 언론 인터뷰에서 불법 대북 송금 관련 일부 혐의는 처음 인정했지만 변호사비 대납 등 다른 혐의들은 대부분 부인했다.
지난 10일 태국 골프장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김 전 회장이 현지 시간으로 17일 0시50분 태국 방콕에서 인천국제공항행 항공편에 탑승하는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기에 앞서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전 회장은 17일 오전 8시5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르면 18일이 유력하다. 체포 시점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해서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신병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쌍방울 관련 의혹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에 대해 변호인을 제외한 사람들 접견을 금지하는 조치도 검토 중이다.

김 전 회장 혐의는 크게 다섯 가지다. 우선 쌍방울 계열사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혐의가 있다. 검찰은 지난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관련 자료를 건네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 200억원을 거래하며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하고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18년 CB는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투자 회사가 매입했고, 이듬해엔 김 전 회장 친·인척이나 측근 명의 투자 회사들이 매입한 뒤 계열사 비비안이 전량 매입했다. 검찰은 CB를 인수한 회사가 그룹 내 페이퍼 컴퍼니란 내용을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횡령 액수는 약 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등 계열사를 동원해 640만달러(약 79억4880만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 측에 건넨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는다. 지난해 기소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됐다. 안씨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2018∼2019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 2차례에 걸쳐 21만5040달러와 180만위안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2018년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는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끝에 무죄가 확정됐는데, 변호사 수임료 23억원을 쌍방울이 CB 등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김성태란 분의 얼굴도 본 적 없다. (쌍방울과)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수원지검 검찰 수사관의 쌍방울 수사 자료 유출 사건,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15일 보도된 KBS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초토화됐다”며 “만날 만한 계기도, 이유도 없는데 그 사람을 왜 만나냐.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다”고 이 대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북측에 거액의 돈을 건넨 것과 관련해선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었고, 개인 돈을 줬다”, “그건 처벌받아야죠”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에서 양선길 쌍방울 회장과 검거되기까지 약 8개월간 호화 도피 생활을 했다. 김 전 회장 동생을 비롯해 계열사 임직원 등 4명은 범인 도피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13일 구속됐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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