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등병, 코로나 격리 해제 이틀 만에 야외 텐트서 숙영

“면역력 저하로 악화 가능성” 지적
軍당국 “사인 규명 위해 정밀 검진”

강원도 태백의 한 부대에서 혹한기 훈련 도중 사망한 이등병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격리 해제된 지 이틀 만에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3일 유족 측에 따르면 사망한 A 이병은 자대배치를 받은 지 나흘 만인 지난 2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일주일 격리를 마친 지난 11일부터 훈련에 참여했다. 격리 해제된 지 이틀 만에 곧바로 야외 텐트에서 숙영을 했다고 한다.

앞서 A 이병은 지난 12일 추운 날씨에 적응하는 ‘내한훈련’을 위해 연병장에 설치된 텐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부검을 해보니 범죄 등 외부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치됐다고 볼 수 없는 시점에 무리하게 훈련에 참여시킨 것이 위험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가 해제되어도 몸 안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추운 곳에서 훈련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 활동량이 증가해 다른 독감 바이러스 등과 합병되어 증상이 악화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병사의 건강 상태와 전입 후 어떻게 관리를 받았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