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韓에 역사상 최대 규모 40조 투자 결정… 尹 “꼼꼼히 챙기겠다”

이현미 2023. 1.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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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UAE 첫 국빈방문
양국 정상회담… 13건 MOU 체결
기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尹 “UAE, 對韓투자 1위국 되길”
무함마드 “韓, 마음 속 고향… 곧 방한”
순방기간 양국 MOU 40여건 달해
탄소중립 가속화 프로그램도 공조
UAE “한국과 협력관계 발전 희망”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한-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을 갖고 UAE로부터 300억달러(약 40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양국 정상은 13건의 정부 간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의 성과를 포함하면 한-UAE 간 양해각서는 순방 기간 총 40여건에 달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UAE의 대(對)한국 300억달러 투자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달러 투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300억 달러는 UAE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이날 아부다비의 대통령궁인 ‘카사르 알 와탄’에서 확대회담, MOU 서명식, 단독회담을 가진 뒤 오찬을 함께했다.

양 정상은 한-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관계는 노무현정부 시절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가 된 뒤 이명박정부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 문재인정부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꾸준히 격상됐다. 우리나라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는 UAE를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이다.

윤 대통령은 1980년 UAE와 수교한 이래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대동한 ‘세일즈 외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원자력, 에너지, 기업투자, 방산 4대 핵심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원자력 협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한국-UAE 수소동맹’ 수준으로 수소 분야에서 협력해 UAE가 한국 투자 제1위 국가가 되고, 다양한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대화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무함마드 대통령도 “UAE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신재생에너지, 수소, 국방기술, 기후변화, 우주, 디지털 전환, 첨단 인프라, 스마트 농업, 식량 안보, 수자원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날 UAE의 이번 투자 이행을 뒷받침 할 13건의 MOU를 체결했다. 원활한 투자 이행을 위해 양국 정부 간 투자 플랫폼도 구축된다. 민간 분야에서 추진 중인 MOU를 더하면 한-UAE는 이날까지 30여건, 순방 기간에 총 40여건의 MOU를 맺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UAE 원전의 공식 수명은 60년이지만 고준위 폐기물 처리 기간까지 감안하면 (UAE에 원전을 수출한 한국과는) 100년을 함께 가야 할 친구라고 (UAE에서)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신뢰가 이번 투자에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함께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 입장하고 있다.
◆원전·방산 등 전략적 협력 강화… ‘제2의 중동 붐’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UAE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인 300억달러(약 40조원)를 깜짝 유치하며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UAE 투자금은 원전과 방산, 수소·태양광 에너지 분야 등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UAE 국빈 방문에서 투자 유치와 수출 확대 등 ‘세일즈 외교’에 초점을 맞추며 제2의 ‘중동 붐’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탄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3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꼼꼼히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원전과 수소, 방산, 에너지, 태양광 등에서 UAE가 한국 기업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고, 한국은 (투자 이행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며 “국내 유망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자본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투자 협약 금액은 유사 사례를 감안했을 때 압도적으로 큰 금액”이라며 “UAE가 영국에 협약한 100억파운드(15조1897억원)와 중국 50억달러(6조2100억원), 프랑스 15억유로(2조178억1500만원)를 크게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UAE 측이 약속한 투자는 애초 한국 측의 기대도 크게 상회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제가 칼둔 알 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장에게 ‘실무자 간에 50억 달러, 100억 달러 정도를 얘기했는데, (300억 달러는) 큰 숫자 아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UAE 투자금은 원전과 방산, 수소·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한국 기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기존 원자력에서 나아가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한층 높은 수준의 차세대 원전 개발과 수소 관련 기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방산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지난해 해외에서 유치한 투자금이 305억달러인데, 이번 투자금은 향후 수년에 걸쳐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이 이날 체결한 13건의 양해각서(MOU)는 일부 투자금이 유입되거나 투자 이행을 돕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양국은 이날 원전, 방산 등 기존 협력 분야에 대한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원전의 경우 ‘넷 제로(탄소중립) 가속화 프로그램’에 대한 MOU를 맺고 3국이 발주하는 원전 사업에 공동 진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원전 시공과 엔지니어링 능력이 뛰어나지만 예를 들어 영국의 원전 관련 규제와 금융, 네트워킹 등에선 UAE가 우리보다 뛰어나다”며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의 경우 UAE의 펀드를 함께 들고 가면 원전사업을 수주하는 데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통 분야 이외에 문화·인적 교류, 보건·의료 등 협력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넓힌 점도 성과로 꼽았다.

대통령실은 특히 UAE의 이번 투자에 한·UAE의 신뢰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한국의 ‘1호 수출 원전’인 UAE의 바라카 원전이 교두보라는 것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바라카 원전을 통해 전 세계 모범이 되는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사용의 성공적인 신화를 만들었다”며 “저는 한국과의 이러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전통 에너지 분야, 청정에너지, 신에너지 분야, 경제 투자, 기술, 방산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 미국 등 사례를 보면 원전 공사가 예정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UAE의 사막 한 가운데서도 공사 기간을 맞추고 있다”며 “UAE는 한국의 시공과 자국의 관리 능력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이어 “UAE는 바라카 원전을 UAE 화폐 도안으로 쓰고 있다”며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100년의 친구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은 이번 순방 기간 바라카 원전도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연내 방한을 요청했고,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마음 속 제2의 고향”이라며 “기쁜 마음으로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이현미 기자,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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