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 20%선 '턱걸이'…역대 최저
비임금근로자 1963년 68.5%→2022년 23.5%…OECD 38개 회원국 중엔 아직 8위
산업구조 변화속 임금근로자 최대…고용원없는 자영업자는 금융위기후 최대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지난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20% 선에 턱걸이하며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에 무급가족종사자를 더한 비임금근로자 비중도 역시 최저였다.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산업구조 변화 속에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약 60년 만에 3분의 1 수준에서 줄긴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선 8위다. 미국의 3.6배, 일본의 2.4배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7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의 최대였다.
지난해 자영업자 비중 20.1%…1963년 통계 작성 후 최저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563만2천명으로 전체 취업자(2천808만9천명)의 20.1%에 그쳤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20.05%로 20%를 겨우 넘겼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후 최저다. 최고치인 1963년의 37.2%와 비교하면 17.1%포인트 낮은 것이다.
산업구조 변화 속에 기업들이 늘면서 임금근로자는 꾸준히 늘어난 반면 자영업자는 2000년대 초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보여 비중도 계속 줄었다.
자영업자 비중은 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28.8%) 처음으로 30% 선이 무너졌고 2012년 이후에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줄어 20% 선 붕괴를 앞두고 있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21만2천명으로 최고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하향곡선을 그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74만9천명) 처음으로 600만명 선을 하회했다.
이후 증감을 거듭하다 2017~2021년 4년 연속 줄었고 지난해 코로나가 다소 잠잠해지며 소폭 증가했다.
이에 반해 임금근로자는 증가세를 보여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2019년까지 21년 연속 늘었고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잠시 줄었다가 2021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해 2천150만2천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근로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도 76.5%로 사상 최고였다. 임금근로자는 59년 전인 1963년(238만3천명)의 9배였고 비중은 45.0%포인트 높은 것이다.
무급가족종사자 100만명선 붕괴…비임금근로자 비중도 최저
지난해 자영업자에 무급가족종사자를 합한 비임금근로자 비중도 최저였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임금을 받지 않고 자영업자의 사업체 등에서 일하는 가족·친척을 말한다.
자영업자가 536만2천명, 무급가족종사자가 95만5천명으로 비임금근로자는 658만8천명에 달해 전체 취업자의 23.5%로 사상 최저였다.
이 수치는 59년 전인 1963년(68.5%)보다는 45.0%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비중이 17.1%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하락 폭이 훨씬 컸는데 이는 자영업자가 2002년까지 늘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데 비해 무급가족종사자는 1976년(301만5천명) 정점을 찍은 뒤 일찌감치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무급가족종사자는 1991년(197만4천명) 처음 200만명 선이 붕괴했고 지난해 95만5천명으로 100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이로써 비임금근로자 비중도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8.3%)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연속 줄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에는 무급가족종자사가 임금근로자로 변화하는 모습도 있고 아직은 경영 환경이 불안정해 자영업자가 크게 늘거나 하진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내 비임금근로자 비중이 작아졌지만 2021년 기준 23.9%로 OECD의 38개 회원국 중에서는 8위로 순위가 여전히 높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53.1%), 브라질(33.3%), 멕시코(31.8%), 그리스(31.8%), 튀르키예(30.2%), 코스타리카(27.4%), 칠레(24.8%) 등 주로 중남미 국가였다.
한국의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미국(6.6%)의 3.6배, 일본(9.8%)의 2.4배이고 최하위인 노르웨이(4.7%)와 비교하면 5.1배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426만7천명…금융위기 이후 최대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6만7천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446만8천명)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406만8천명에서 2020년 415만9천명, 2021년 420만6천명, 지난해 426만7천명 등 코로나 기간 계속 늘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9년 153만8천명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137만2천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1년 130만7천명으로 더 줄었다가 지난해 136만5천명으로 반등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수년 동안 진행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까지 겹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배달기사 등 플랫폼 기반의 노동자가 증가하고 무인단말기(키오스크) 도입이 확대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배달 대행업체 등에 소속된 플랫폼 노동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중은 75.8%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2021년에는 이 비중이 76.3%로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76.3%) 이후 22년 만에 최고였다.
[표] 종사상지위별 취업자 수와 비중 추이 (단위: 천명, %)
(자료=통계청)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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