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3분의 1이 전세 물량…"세입자 구하면 다행"

이동희 기자 2023. 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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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를 앞둔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주인의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의 월세 전환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신축 아파트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도 급락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비용 증가 등으로 전세 수요 상당수가 월세로 전환했다"면서 "예년보다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은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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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자이 20%·개포자이프레지던스 35% 등 2월 입주 단지 전세물량 ↑
공급 폭탄에 전셋값 '반토막'…"공급 증가에 전셋값 하락 계속"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2.1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건이 워낙 많아 올려놓은 보증금을 깎기가 일쑤입니다. 그나마 세입자를 구하면 다행이죠."(동작구 흑석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

입주를 앞둔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주인의 '세입자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의 월세 전환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신축 아파트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도 급락하고 있다. 전셋값 하락이 매매시장 하방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5일 기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자이' 전세 물건은 352건이다. 전체의 약 20%가 전세 물건으로 쏟아진 셈이다.

흑석자이는 흑석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1772가구 규모 대단지다. 2020년 일반분양 당시 '로또 청약' 열풍에 청약점수 만점자가 나오는 등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다음 달 4~6일 사전 입주 점검을 하고,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나오기 시작한 흑석자이 전세 물량은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350여건 수준까지 늘었다. 물량 증가에 전용 84㎡ 기준 전세 호가는 지난해 말 9억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6억원대 물량이 대다수다.

신축 아파트 전세 물량 증가는 서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는 현재 총가구 수(1419가구)의 35%가 전세 물량으로 풀렸다. 아현2구역을 재건축한 이 단지는 후분양 아파트로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3개월이 지났지만, 입주율을 절반도 못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 아현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0평대 기준 전세 7억원대 매물이 많다"며 "가격 협상 여지도 많아 6억원대까지는 쉽게 조정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2023.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2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전세 물건은 15일 현재 1205건에 달한다. 전체 3375가구의 35% 이상이 전세 물건으로 쏟아진 것. 전용 59㎡ 전셋값은 지난해 13억원대에서 최근 6억원대로 급락했다.

신축 단지 전세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와 가까운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는 지난해 6월 1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전세 거래가는 11억5000만원으로 6억원 하락했다.

부동산업계는 서울 등 수도권 곳곳의 올해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셋값 약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6.54% 하락했다. 올해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18만2521가구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8만가구를 넘어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비용 증가 등으로 전세 수요 상당수가 월세로 전환했다"면서 "예년보다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은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하락으로 수분양자는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겨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매매시장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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