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 등록 후 더 떨어지는 실거래가?… 수도권 일각서 ‘공포’
수도권 일부 지역, 직거래 이후 실거래가도 같이 하락
“거래된 가격보다 높은 매물은 꺼리는 심리”
부동산 시장에서 직전 거래보다 수억원씩 떨어져서 거래되는 직거래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직거래가 절세를 위해 가족 및 친인척 등과 거래한 특수사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때문에 시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직거래 이후 실거래가가 크게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면서 해당 지역 집주인들의 우려도 커진 상태다. 특히 가격 하락폭이 큰 수도권 일부 아파트에서는 한번 직거래가 발생하면 억단위로 뚝뚝 떨어져 거래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센트럴시티 84㎡는 지난해 12월 4억9000만원에 직거래 됐다. 이는 2021년 8월 11억5000만원이었던 최고가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가격이다
해당 단지 거래현황을 보면 2021년 11월 11억원에 중개거래된 이후 2022년 3월에 9억8000만원으로 1억원이 훌쩍 넘게 떨어져 직거래됐다. 이후 9억4500만원, 8억4500만원 등 3월 직거래가 아래로 조금씩 하락하며 거래됐다.
그러다 지난해 9월 8억원으로 다시 직거래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는 7억원, 6억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작년 10월 6억4000만원 중개거래 이후에는 11월에 바로 4억8000만원으로 직거래 돼 또 다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모였다. 이후에는 7억4000만원까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2월에 다시 4억9000만원에 직거래되면서 가격이 확 떨어진 4억대 거래가 일어났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지역 중 하나인 수원 영통구 아파트 단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영통구 삼성2차 84㎡는 2021년 10월 5억88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쭉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앞자리가 바뀐 4억원에 직거래가 찍힌 이후 10월엔 3억5000만원까지 쭉 떨어져 실거래됐다.
망포마을 동수원 LG빌리지 2단지 84㎡도 지난해 5월 6억1900만원에서 12월에 4억7000만원까지 쭉 미끄러져 직거래 됐다. 이후 이번달에 직거래와 비슷한 가격인 4억4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이들 단지의 거래 흐름을 보면, 중개거래가 이어진 경우 직전 거래와 몇 천만원 단위 차이로 하락하며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직거래에서 한번 억 단위가 바뀌며 크게 떨어진 이후에는 직거래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됐다. 직거래가 중개거래 가격도 끌어내린 모양새다.
이런 일이 발생하다 보니 인근 단지 소유자들은 ‘직거래 공포’에 떠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번 낮은 가격의 실거래가 일어나고 나면 심리적으로 수요자의 가격대 마지노선도 낮아진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천 연수구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수억원씩 떨어진 직거래 한번 일어나고 나면 문의전화가 너무 많이 와 골치가 아프다”며 “직거래라고 설명해도 ‘그 가격대와 비슷하게 나오면 연락달라’는 경우 많다”고 했다.
안양 관양동의 B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이런 하락장에서는 실거래가가 낮게 찍히면 그게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면서 “어느정도 플러스 마이너스 선은 있지만 하락거래보다 크게 비싼 가격은 잘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직거래 이후 모든 거래가 해당 가격 이하로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천 연수구 e편한세상송도 84㎡는 지난해 5월 8억500만원에 직거래 된 이후 9억4500만원, 8억9000만원 등 직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중개거래됐다. 이후 거래에서는 직전 거래보다 조금씩 낮아지며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직거래라도 가격이 낮게 거래됐기 때문에 ‘이것보다 높게 사는건 부담스럽다. 조정을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인천 등 수도권은 입주물량이 많아 가격하방 압력이 계속 있어왔기 때문에 꼭 직거래 이후 하락거래 이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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