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설경구, "내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 [SS인터뷰]

조은별 2023. 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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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서는 내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다."

배우 설경구가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에서 자신이 맡은 무라야마 쥰지 캐릭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설경구는 "영화 후반부까지 쥰지의 진짜 정체를 알지 못했다"는 한 취재진의 말에 "좀 늦게 (정체를)아셨네"라고 농을 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설경구는 '유령'을 통해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 감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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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유령’에서는 내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다.”

배우 설경구가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에서 자신이 맡은 무라야마 쥰지 캐릭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의 말마따나 133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설경구의 존재가 유령인지, 유령이 아닌지 두뇌 싸움을 벌여야 한다. 설경구는 “영화 후반부까지 쥰지의 진짜 정체를 알지 못했다”는 한 취재진의 말에 “좀 늦게 (정체를)아셨네”라고 농을 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영화 ‘유령’은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유령’이라 불리는 조선 항일단체 흑색단을 색출하기 위해 총독부 새 경호대장 카이토(박해수 분)가 용의자들을 한 호텔로 소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설경구는 명문가 군인 출신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다 한직으로 쫓겨난 총독부 통신과 관리감독관인 무라야마 쥰지를 연기한다. 카이토의 정적이기도 한 쥰지는 ‘유령’의 유력 용의자라는 의심을 받고 궁지에 몰린다.

“쥰지의 역할은 혼선을 주는 기능적인 성격이 강하다. 반전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서 반전이 없는 게 반전이랄까. (웃음)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쥰지가 인간으로서 연민이 느껴지게끔 연기했다.”

항상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 나갔던 대배우는 자신의 쓰임을 정확한 계측으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극의 중심에 맞춰냈다. 그러다보니 후반부에는 설경구의 역할 자체가 다소 축소된 인상마저 안긴다.

그렇지만 설경구는 “아예 포스터 이름도 이하늬, 박소담, 설경구 순으로 적었으면 했는데 제작진이 난색을 표하더라”고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지만 예전의 모습이 반복되는 걸 싫어한다.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과 차별화된다는 점이 끌렸다. 이해영 감독은 ‘유령’을 항일투쟁사보다 장르의 변주로 도전하고 싶다는 의욕을 내비쳤는데 그 점이 매력적이었다. 작품마다 모습을 바꿀 수는 없지만 시대가 바뀌고 착장이 바뀌면 내 캐릭터를 만드는데 도움받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 ‘공공의 적’과 ‘오아시스’, ‘역도산’과 ‘살인자의 기억법’등 다양한 작품에서 극한의 다이어트로 체중을 불리고 줄였던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도 다소 체중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이라 둔해보이면 안될 것 같았다. 얼굴에 선과 각이 잘 드러나 보였으면 해서 살을 좀 뺐다”며 “작품을 할 때 마다 하도 뺐다 찌웠다 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여전한 ‘지천명 아이돌’ 인기, 응원과 환영에 힘 받아

설경구는 ‘유령’을 통해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 감독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격한 몸싸움을 벌였던 박차경 역의 이하늬에 대해서는 “혹시 다치거나 힘들어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힘든 기색 없이 잘 받아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행여 상대배우가 인상쓰면 나도 부담스러운데 이하늬란 배우는 유쾌하게 현장분위기를 이끌어갔다”고 칭찬했다.
카이토 역의 박해수에 대해서도 “원래 그 역은 일본배우가 촬영할 예정이었는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입국이 어려워져 급하게 박해수가 섭외됐다. 단 2주만에 그 많은 일본어 대사를 다 외웠다. 첫 촬영이 박해수였는데 훌륭하게 소화해내 우리 모두 박수를 쳐줬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해영 감독에게는 “과감하게 색을 잘 쓰는 장점을 지닌 감독”이라며 “제복을 입었을 때 좌측 모자챙을 1㎜만 내려달라는 부탁을 할 정도로 꼼꼼하다”고 평했다.
영화 ‘불한당’의 인기에 힘입어 ‘지천명 아이돌’이란 애칭을 지닌 설경구는 이번 작품 활동에서도 여전한 팬들의 사랑을 확인했다.

그는 “팬들의 환영과 응원에 힘을 얻곤 한다. 어떻게든 반응이 있다는 건 좋은 것 아닌가”라며 “그렇지만 팬들의 사랑을 얻기 위해 집착하지는 않는다”고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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