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워지는 겨울…기름기 일품인 '버터피시' 어때요?
[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한동안 이상하리만큼 영상에 머물렀던 기온이 다시 영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겨울 한파를 달가워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식탁에서는 '추울수록' 맛이 깊어지는 재료들이 있어 겨울이 기다려지곤 한다. 방어, 부시리, 청어(과메기)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겨울 생선인 '병어' 역시 영어 이름이 '버터피시'(Butter Fish)일 정도로 겨울철 기름기 가득한 감칠맛이 일품 생선으로 꼽힌다.
병어(Pampus argenteus)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동해 남부에 주로 분포하며 섭시 10~25도(℃) 수온에서 서식하는 온대성 어종이다. 주로 수심 20~130m(미터)에서 살고 있고, 요각류와 젓새우류, 난바다곤쟁이류 등 소형 갑각류를 먹이 삼는 먹이사슬의 중간단계에 위치하고 있다. 산란기는 5~7월로 주로 6월에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당이나 수산시장에서 병어를 찾으면 흔히 '덕자' 혹은 '덕대'라는 물고기명을 들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병어류 중 80% 이상이 병어와 비슷하게 생긴 '덕대'(Pampus echinogaster)인 탓이다. 이 가운데 몸길이 30㎝(센티미터) 이상 큰 크기의 병어나 덕대를 '덕자병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별도의 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병어나 덕대가 크게 자란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병어와 덕대는 전문가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병어와 덕대의 구분법을 살펴보면 우선 머리 뒤쪽에 있는 파상무늬가 길면 병어, 비교적 짧으면 덕대라고 한다. 또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보면 병어가 뾰족하고, 아가미를 손으로 들었을때 눈 밑부분까지 벌어지면 덕대, 그렇지 않으면 병어라고 한다.
병어는 연안의 경우 산란기가 시작되는 5~6월 안강망, 자망 등으로 잡고 근해에서는 대형 트롤이나 저인망, 근해 안강망으로 잡는다. 병어는 사시사철 꾸준히 맛있는 생선이긴 하지만 지방기 많은 생선답게 초가을부터 겨울이 가장 맛이 좋은 시기로 꼽힌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오르는 지방으로 고소함과 감칠맛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병어를 소비한 시기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초기 성종 때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 토산조에는 경기와 전라 지방 토산물로 병어가 기록돼 있다. 조선 정조 시절 수산물 서적인 '난호어목지'는 남해와 서해에서 많이 잡히는 '창'이라는 물고기로 병어를 기록했고,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는 납작한 물고기란 뜻으로 '편어'라고 써있다.
병어는 예로 부터 회와 구이, 국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소비돼 왔다. 회의 경우 비늘과 머리, 지느러미 내장 등을 분리한 뒤 수분을 깔끔하게 제거한 병어를 뼈채 얇게 썰어내면 고소하고 진한 감칠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특히 초장, 간장 보다는 다진마늘, 고추, 참기름 된장, 고추장을 섞은 양념된장과 함께 먹으면 병어회의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몸에 칼집을 낸 뒤 통째로 굽는 병어구이도 겨울철 별미 중 하나이고 조림은 대표적인 병어의 조리법이다. 두툼하게 썬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간장 밑간에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마늘, 후추, 생강가루, 맛술, 올리고당으로 만든 양념장을 더한 뒤 육수로 끓여내면 단단한 살점을 즐길 수 있는 조림 음식이 탄생한다.
다만 병어는 성질이 매우 급하고 유영속도가 빠른 탓에 현재로선 양식이 어려운 어종이다. 덕대와 함께 병어류로 집계하는 통계상 병어는 1987년 연간 1만1804톤(M/T, 메트릭톤)이 잡혔으나 △2010년 8871톤 △2015년 3313톤으로 어획량이 감소했다. 2016년 이후에는 4747톤으로 어획량이 늘었고 2019년 8678톤 이후 최근에는 연간 8000톤 전후 어획량을 기록하고 있다.
감수 =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 정재묵 해양수산연구사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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