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세 시대] 퇴행성관절염, 연골주사·물리치료로 근근이 버텨…“이젠 일상생활 거뜬”
무릎 연골 닳아 뼈끼리 부딪쳐
통증으로 걷기 힘들고 잠 못자
인공관절 삽입한후 재활치료
수영 등 가벼운 운동까지 가능
경남 의령에 사는 김영순씨(69)는 5년 전부터 급격하게 심해진 무릎 통증으로 걷다 휘청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위험천만한 상황도 여러번 겪었다. 바닥에 앉거나 일어서는 것조차 힘든 김씨는 의자에 앉는 것이 그나마 편했다.
김씨의 별명은 ‘달팽이 엄마’다.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당겨 빠르게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리 통증으로 움직임이 줄어 근육량 감소는 물론 살까지 빠졌다. 남편과 사별한 후 비닐하우스 농사를 1년 더 했지만 혼자 일하다 보니 다리 통증이 더 심해졌다. 거기에 더해 90세가 넘은 부모님까지 챙기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세란병원 의료진의 진단 결과 김씨는 퇴행성 관절염 말기였다. 무릎 옆을 누르기만 해도 통증을 호소했고,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치는 상태였다. 자다가 다리가 아파 깬 적도 여러번이다. 김씨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연골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받아왔다.
김준식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진료부원장은 “엑스레이상 연골 간격이 상당히 좁아져 있다”며 “연골이 마모돼 뼈까지 닿을 정도로 관절염이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비만이면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병 늘어=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병증’ 환자는 400만명에 육박한다. 지난해만 해도 399만명의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았으며 이 중 53%가 입원했다. 환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다. 또 연령대별로는 60∼69세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척추와 무릎에 관절염이 많이 발생한다. 쪼그리거나 무릎을 꿇고 일하면 발생 빈도가 더 높다. 동통(만성통증)은 물론 관절 운동의 제한이 서서히 나타나며, 증상이 악화해 말기에 이르면 관절 연골의 소실, 불규칙한 관절의 변형이 생긴다.
퇴행성 관절염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확실한 원인 없이 노화와 관련된 변화를 원발성이라고 하며, 이는 여성에게 흔하다. 반면 외상과 관절염 같은 질환으로 퇴행성 변화가 초래된 것을 이차성이라고 하며, 이는 비교적 남성에게,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 변화로 연골이 닳기도 하지만 과격한 스포츠,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등으로 연골 마모가 유발되기도 한다. 사고 등 외부 충격으로 관절에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또 비만이면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 및 중기에는 보존적 치료와 예방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보존적 치료로는 관절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하기 위한 적절한 운동, 약물요법, 물리치료, 목발이나 지팡이 사용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로는 변형교정술·인공관절치환술 등이 있다.
◆재활치료·관리 중요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심각한 김씨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관절이 각종 외상이나 질환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관절면을 제거하고, 그 역할을 대신할 인공관절을 무릎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인공관절 수술 후 최소 2주에서 4주간 재활치료와 관리에 힘써야 한다. 그러면 통증 없이 걸을 수 있고, 관절 운동 범위가 넓어지며 거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 후 쪼그리고 앉는 것,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수영, 가벼운 등산, 골프 등의 운동은 가능하다. 회복 후에는 1년마다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합병증 여부와 인공 삽입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김 부원장은 “환자는 수술 이후 무릎 가동범위가 130도에 가까워져 일상생활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며 “다리가 아파 비틀거렸던 것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한 무릎 통증이 있음에도 농사일을 놓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중장년기에 찾아오는 무릎 통증과 연골 마모를 자연스럽게 치유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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