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정원 확대 추진…농촌의료 이번엔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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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50명의 환자가 찾는 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엔 10개월째 내과가 공석이다.
이정미 전남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의대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전남에서는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등이 다른 시·도로 유출되면서 각종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의대 신설 없이 정원 증원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할 의대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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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협의 재시작 언급
전남은 의대설립 논의 활발
지자체 학교 유치경쟁 문제
의사 확보위한 수가 인상을
의협 ‘인력 확충’ 강력 반대
하루 평균 150명의 환자가 찾는 경남 산청군보건의료원엔 10개월째 내과가 공석이다. 산청의료원이 최근 연봉 3억6000만원을 내걸고 내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의사들이 문화·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에서 일하기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른 의사 부족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농촌에선 가정의학과 등 일차의료 인력은 물론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논의하면서 이들이 지방에서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의대 정원 확충 등에 대해 신속히 의료계와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서 의료계 반대로 중단된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문제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의미다. 의료 인력의 절대적 부족과 의료 여건의 지역 격차 등을 해소하려면 의대 정원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이번 정부도 공감대를 표한 것이다.
지역 의대를 신설하자는 논의도 활발한 분위기다.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리면 의료 인력이 수도권에 쏠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지역에서 일할 의사는 지역에서 직접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지역에 의대가 없는 전남도는 13일 국회에서 ‘전남도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전남도에 의대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음을 재차 밝혔다. 이정미 전남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의대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전남에서는 중증환자와 응급환자 등이 다른 시·도로 유출되면서 각종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의대 신설 없이 정원 증원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할 의대 설립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에선 100명 이상 지역 출신 인재를 선발·교육해 이들이 7년 이상은 지역 필수·전문 과목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어떻게 논의 전환점을 마련하느냐다. 지금도 국회에는 의대가 없거나 의료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의대를 설치하자는 법안이 쌓였지만 의료계 반대와 ‘특정 지역에 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에 갇혀 논의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대해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수석전문위원은 “의대 신설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끼리 경쟁할 게 아니라 전략적 연대와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치권에서도 탄력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역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지 않으면 지역 의대에서 뽑은 의료 인력도 필수 기간을 채운 뒤엔 이탈할 수 있어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이 지역 의료 격차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반대한다. 의협은 “의사들이 지역사회에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은 그들이 행복 추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전제에서나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산부인과나 소아과 등 기피하는 과의 의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가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의사 인력 증원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라면서도 “지역 의대를 설립하는 게 가능한지, 구체적인 증원 규모와 방식에 대해선 아직 밝히기 곤란하다”고 했다.
양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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