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이슈체크] 원달러 7개월만에 안정 … 낮아진 예금금리 채권시장 숨통

김호석 2023. 1.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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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속 수출·금융시장 변화 예고
원달러 1241.3원 7개월만에 최저
지난해 수출액 25억 달러 조기달성
국제 수요↓반도체·화학 수출 부진
은행 금리 낮춰 채권시장 투자 이동
올해초 개인 순매수 1조1730억원
3% 대 금리 영향 국고·공사채 집중

한국은행이 여전히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 13일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2022년 4·5·7·8·10·11월, 2023년 1월)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25%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까지 고려할 때 아직 통화 긴축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p 올렸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인상 배경에 대해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돼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통위는 종합적으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예고했다.

■ 금리인상 속 환율 안정화…무역수지 정상화 될까

지난 13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내린 달러당 124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5월 31일(종가 1,237.2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이 겹쳐 반도체·화학 등 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이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18.03으로, 11월(125.51)보다 6.0% 낮아졌다. 두 달 연속 하락으로, 전월 대비 하락 폭은 2009년 4월(-6.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12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1월(147.72)보다 6.2% 낮은 138.63으로 집계됐다. 역시 두 달 연속 하락했으며, 지난 2015년 1월(-7.5%)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 다만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9.1% 올랐다. 주로 석유 등 광산품(-10.5%), 석탄·석유제품(-9.2%) 등이 수입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국제 유가가 11월 평균 86.26달러(두바이유·배럴당)에서 12월 77.22달러로 10.5% 떨어진 영향이 컸다.

환율 하락으로 인해 강원지역 수출입 시장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누적 수출액(1~11월)의 경우 25억4000만달러로 고환율 기조속에서 수출 25억달러 조기 달성을 기록했다. 이와함께 같은기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인해 누적 수입액은 72억4322만달러로 전년동기간 대비 87.7% 늘었다.

도내 주요 수입품목 가운데 천연가스는 6억2748만달러를 수입하며 같은 기간 459.3% 증가했고, 유연탄(9153만달러)과 무연탄(905만달러)도 각각 11.4%, 12.2% 늘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연평균 국제 원유 가격(두바이유 기준)이 작년(배럴당 96.32달러)보다 다소 하락한 배럴당 85.46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석유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OPEC+의 감산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로 2분기 이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유가는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 예금금리 하락에 개인, 연초부터 채권 1조 넘게 순매수…향후 기준금리 동결 기대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회사채 등 고금리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예금 금리를 속속 낮춰 연 5%대 상품을 찾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아직 금리가 높은 채권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약 1조1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기관을 포함한 전체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9조8310억원)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달한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조7100억원이었다.

개인은 새해 들어 불과 열흘 만에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의 약 70%를 사들인 셈이다. 이달 개인이 주로 사들인 채권은 국고채나 서울도시철도·경기지역개발 등이 발행한 공사채, 한전채 등이다.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개인의 채권 순매수세가 연초 되살아난 것은 금융권의 예금 금리에 실망한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10∼11월 연 6.5%에 육박하는 고금리 예금을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연 5.5%가 넘는 금리 상품마저 사라진 상태다. 한때 연 5% 전후였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최근 3%대까지 내렸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시장에 향후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며 국고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7bp(1bp=0.01%p) 내린 연 3.369%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00%로 11.2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2.8bp 하락, 8.4bp 하락으로 연 3.275%, 연 3.441%에 마감했다. 금통위 이후 시장에서 향후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금리가 내렸다는 분석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기 최종 금리 수준을 3.50%∼3.75%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과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한미 금리차가 1%p까지 벌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쯤 더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한은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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