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가수, KTX서 턱스크 고성방가… 말리자 “연예인이라 지적하나”
작년 5월 말 서울발 마산행 고속철(KTX)에 남녀 일행 4명이 탑승했다. 객실 동반석에 마주 앉은 이들은 기차가 출발하자 비닐봉투에서 소주와 포장된 삼겹살, 상추를 꺼내 술판을 벌였다. 마스크를 벗고 큰 소리로 웃고 떠들던 이들은 항의하는 다른 승객들에게 되레 고함을 지르기까지 했다. 소란이 이어지자 승무원들이 모두 모여 이들을 중간 정차역에서 강제 하차시켰다. KTX 내부 규정상 열차 안에서 승무원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수차례 권고했는데 듣지 않으면 강제 하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작년 2월 마산역에서는 붉은 점퍼를 입은 한 유명 가수도 ‘노(no) 마스크’ 난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마산역에서 서울행 KTX에 오른 그는 술에 취한 표정으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객실 안에서 흥얼흥얼 노래를 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전화 통화를 했다. 이를 본 승무원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자, 그는 “연예인이라고 일부러 지적하는 것이냐”며 되레 따지고 들었다고 한다. 복도까지 따라나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결국 승무원들이 그에게 사과해야 했다.
정부 코로나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열차 안 ‘노 마스크 행패’도 덩달아 늘어 철도 운영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 방역 규제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전환된 2021년 11월부터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다. SRT(수서고속철)를 운영하는 SR에 따르면, 열차 내 불법행위 건수는 코로나 전인 2019년엔 36건이었다가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엔 27건으로 줄었다. 이후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2021년엔 46건, 작년엔 47건으로 늘었다.
열차 흡연도 대표적인 ‘노마스크 행패’ 사례다. 작년 10월 서울행 KTX에 탑승한 60대 남성은 열차가 정차할 때마다 내려 문 앞에서 흡연을 했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객들 바로 앞에서 담배 연기를 뱉어낸 것이다. 담배 냄새가 객실까지 퍼지자 승무원이 제지했다. 그러자 그는 승무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물리적 위협을 했고 결국 철도사법경찰대에 넘겨졌다.
작년 9월엔 서울발 동대구행 열차에 오른 한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에게 마스크를 내리고 ‘손가락 하트’를 보냈다가 신고를 당해 열차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KTX를 비롯한 전 열차 내부에 CCTV를 설치해 모든 열차 소란 행위를 적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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