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LG배터리로 본 '사업을 잘 한다는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사우디도 기술력 면에서 가장 앞선 LG 배터리를 공급받고 싶어할거라는 얘기였다.
얼티엄셀즈 운영도 LG엔솔이 좀 더 적극적일거라 생각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LG배터리를 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구광모 회장님은 왜 안오셨대요?"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그 나라에선 왕을 넘어 이미 신이라고들 한다. 워낙 큰 사업권을 틀어쥔 터라 가는 나라마다 고관대작과 기업인들이 만나려 줄을 선다. 그런데 지난 연말 빈살만 방한 행사에 구광모 LG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참 나중에야 궁금증이 조금 풀렸다. 한 배터리업계 고위 관계자는 "빈살만이 LG에 바라는 게 뭐겠느냐"고 했다. 네옴시티 사업은 아직 국제사회가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발전이든 모빌리티든 배터리가 필수다. 사우디도 기술력 면에서 가장 앞선 LG 배터리를 공급받고 싶어할거라는 얘기였다. 이 관계자는 "배터리를 달라는 사람이 줄을 섰으니 필요하면 당신들도 정식 루트를 통해 타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GM의 러브콜을 받아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소재 중 비중이 제일 크다. 합작법인명은 '얼티엄캠'이다. 얼티엄캠은 양극재를 미국 '얼티엄셀즈'에 납품한다. 얼티엄셀즈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만든 배터리 회사다. GM이 배터리에 이어 소재공급망까지 확보했다는 뜻이다. GM은 많이 기뻤던지 GM 배지를 선물했다. 애틀랜타에서 열린 포스코 북미지역 법인장 간담회에서 만난 포스코케미칼 캐나다법인장은 왼쪽에 GM, 오른쪽에 포스코 배지를 달고 있었다.
배터리 생산은 LG엔솔 전공분야다. 얼티엄셀즈 운영도 LG엔솔이 좀 더 적극적일거라 생각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그렇지가 않았다. 포스코는 두시간여 기자간담회 동안 내내 GM이 어떻게 포스코에 공을 들였고 어떻게 부지를 제공했으며 어떻게 미국과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냈는지를 설명했다. 그럼 LG엔솔은? 포스코 관계자는 "그간 GM분들을 주로 만나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하는 말. "LG가 '갑'이라 소재확보처럼 실무적인건 다 GM이 맡아 하는 것 같아요."
#.'선진국을 배우자'가 당연한 시절이 있었다. 배우는 과정은 고됐다. 한 화학업체 오너는 "일본 공장에 견학갔을 때 지하에 배선 공간이 터무니없이 넓어서 왜 저렇게 넓게 만들어놨냐고 물었었다"며 "나중에 증설할 때를 대비한게 분명할텐데, 설계기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는 걸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구경에도 저정도인데, 합작이나 소재공급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불리한 조건으로 맺어야 했던 계약도 허다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우리 기업들을 보며 자문했다. 사업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업이라는 단어가 워낙 복잡다단한 함의를 갖는 만큼 한 마디로는 설명이 어렵다. 다만 기술에서 앞서고 글로벌 기업들보다 우위에 서는 상태를 확보한다는 뜻이라는 걸 유추해 볼수는 있다. 반도체가, 조선이 그랬고 이제는 자동차와 배터리가 그 단계에 올라서고 있다. 사업을 잘 한다는 것. LG배터리를 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제니와 결별설' 지드래곤 "보자보자하니 못봐주겠다"…의미심장 - 머니투데이
- "2년 반 전 이혼, 현재 싱글"…'런닝맨'서 깜짝 고백한 스타 - 머니투데이
- 조세호, 촬영 중 고가 시계 분실…홍진경, 의심받자 "치마 벗어?" - 머니투데이
- '19살 차이' 양준혁 아내, 악플 고충…"결혼 이유 있을 거라고" - 머니투데이
- 강수정, 80억대 '홍콩 부촌집' 공개…오션뷰+에르메스 그릇 자랑 - 머니투데이
- "오 마이, 이걸 푼다고?"…린가드, 수능 영어 풀다 '당황'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토막 살인' 양광준의 두 얼굴…"순하고 착했는데" 육사 후배가 쓴 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