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박’ 운운하다 망한 당에서 재발된 꼴불견 내분
국민의힘이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당 쇄신과 총선 승리를 이끌기 위해 치러지는 경선이 주자들 간 편가르기와 낙인찍기로 난장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총선 참패로 이어졌던 새누리당의 ‘진박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친윤 핵심부에서 불출마 압박을 받아온 나경원 전 의원은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됐다”고 했다. 친윤의 장제원 의원을 2016년 총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진짜로 미는 후보가 누구인지 감별했다는 친박계 중진에 빗댄 것이다. 당시 진박 논란에다 이른바 ‘옥새 파동’까지 터지면서 압승을 낙관했던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패배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반윤의 우두머리”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라”고 맞포문을 열었다. 다른 친윤계 의원들도 “羅(나) 홀로 집에” “왜 장관이 못 됐는지 스스로 알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사무총장 호소인”이라며 장 의원을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도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문제로 석 달 넘게 내홍을 겪느라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정 운영까지 흔들렸다. 가까스로 혼란을 수습하고 전열을 정비하나 싶었는데 전당대회가 시작되자 마자 계파 싸움이 재연됐다. 경선 룰이 ‘당원 투표 100%’로 바뀌자 반윤 성향인 유승민 전 의원 배제하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출마 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을 돕겠다”면서 ‘윤심 팔이’에 나섰다. 당대표 지지율 조사에서 선두권인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검토하자 친윤계는 “정치적 욕심에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 자리를 석달도 안돼 그만두느냐”고 집중 공격했다.
일각에선 “차라리 윤 대통령이 당대표를 지명하라”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찐박, 대박, 범박, 변박, 쪽박, 탈박 등 각종 파생어가 난무했던 2016년 진박 논란에 국민은 피로감을 넘어 혐오감을 느꼈다. 그 결과가 단순히 총선 참패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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