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초고령사회 진입… 65세 이상 20% 돌파

최종석 기자 2023. 1. 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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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합하면 18%가 65세 이상… 지방郡 93%도 이미 초고령사회

여성 인구만 놓고 볼 때 우리나라가 작년 말 기준으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행정안전부가 15일 발표한 ‘2022년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0.1%(520만명)로 처음 20%를 돌파했다. 65세 이상 남성은 15.9%(407만명)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을 모두 합쳐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2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를 넘었다. 여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이다.

/사진=뉴시스

초고령사회가 되면 기초연금 예산, 지하철 무임승차 요금 등 각종 사회복지 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저출산으로 생산 가능 인구는 감소하는데 부양해야 하는 인구는 늘어나 재정 압박이 커지고 경제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에, 이어 17년 만인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며 “더 강도 높은 인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지방의 고령화 속도가 가파르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전남(65세 이상 25%), 경북(24%), 전북(23%), 강원(23%), 부산(21%)에 이어 충남(21%)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19.9%)과 경남(19.5%)도 내년에 초고령사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군(郡) 지역은 전국 82개 군 중 76곳(93%)이 이미 초고령사회다.

행정안전부의 15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3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나 혼자 사는 1인 세대는 매년 늘어 1000만 세대에 육박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44만명으로 1년 전(5164만명)보다 20만명(0.4%)이 줄었다. 2019년 5185만명을 찍은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인구 전문가들은 “3년 연속 인구가 감소한 것은 본격적인 인구 소멸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감소 폭도 커지는 추세다. 2020년 2만명이 감소하더니 2021년엔 19만명이 줄었고 지난해엔 20만명이 감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출생자 수가 25만4628명으로 처음 26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출산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로 출산율이 계속 떨어진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2020년(30만7764명) 이후 지난해(37만2631명)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작년에는 특히 1년 새 5만4208명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인구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현재 60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사망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인구 감소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1인 세대 1000만 눈앞에

인구는 감소하는데 전체 세대 수는 1년 새 2347만3000세대에서 2370만6000세대로 23만3000세대(1%)가 늘었다. 이는 나 홀로 사는 1인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인 세대는 972만4000세대로 전체 세대의 41%를 차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말에는 1인 세대가 1000만 세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인 세대와 2인 세대를 합하면 전체의 65.2%로 나타났다.

반면 3인 세대와 4인 이상 세대는 그 비중이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세대의 평균 세대원 수는 2.1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 교수는 “아직도 세금 제도 등은 3~4인 세대가 유리하게 설계된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 경제·복지 시스템 전반을 1·2인 세대를 중심에 놓고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고령화에 따라 노인 1인 세대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문제”라며 “혼자 사는 고령자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남녀 인구 격차 역대 최대

남녀 간 인구 격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성 인구는 2580만2000명으로 남성 인구(2563만7000명)보다 16만5000명 많았다. 2015년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처음 추월한 이후 격차가 계속 벌어지는 추세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에서 남아 선호 사상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여자의 수명이 더 길기 때문에 여초(女超) 사회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전체 인구의 17%(861만명)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16%(807만명), 60대 14%(740만명)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증가 속도는 베이비붐 세대(60대)가 포함된 ‘60대 이상’이 가장 빨랐다.

지역별로 인구 증감을 보면,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경기, 인천, 세종, 충남, 제주 등 5곳만 인구가 증가했다. 전국 226개 시·군·구에선 인천 서구, 경기 화성, 경기 평택, 경기 파주, 충남 아산 등 52곳만 인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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