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튀르키예에 F-16 판매’ 의회 승인 요청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1. 16.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막는 튀르키예를 달래려는 목적
12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튀르키예(터키)에 200억달러(약 24조8000억원)어치의 F-16 전투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고 의회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숙적’ 그리스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 수출을 허용, 스웨덴·핀란드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비준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작년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다른 모든 나토 회원국이 이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자국의 의회 일정 등을 이유로 비준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튀르키예와 F-16 전투기 등에 대한 수출 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며 상·하원에 비공식 통지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통지문에서 F-16 전투기 40대(200억달러)와 튀르키예 공군이 이미 보유한 F-16 전투기 79대를 정비하기 위한 장비 등을 수출하기 위해 곧 미 의회에 무기 판매를 위한 승인 요청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WSJ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오는 18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 일정에 맞춰 미 의회가 F-16 판매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F-16 전투기 판매에 대한 의회 승인이 이뤄질 경우 F-16 전투기에 장착할 미사일 900여 기, 폭탄 800여 발 등도 함께 수출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미 의회가 튀르키예에 F-16 수출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미 행정부가 의회에 판매 승인 요청을 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직후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가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처럼 행동하기 전까지 나는 이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튀르키예 인권 상황도 문제 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행정부도 의원들 반대를 무릅쓰고 판매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에서 무기 수출은 미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미 상·하원이 무기 수출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기 위해선 양원에서 3분의 2 의석이 필요하다.

미국이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그리스에 대한 F-35 전투기 판매 승인도 함께 요청할 방침이라 터키가 반발할 가능성도 크다. WSJ는 “미 당국자들은 두 나라에 대한 전투기 판매 승인 요청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한쪽에만 무기를 판매할 경우 다른 쪽에서 즉각적 반발이 나올 것을 고려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