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뤼체라트 석탄 채굴 놓고 ‘기후 충돌’

홍정수 기자 2023. 1.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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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탄광마을에서 석탄 채굴에 반대하는 기후활동가들이 14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탄광마을 뤼체라트 인근에서 석탄 채굴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기후활동가들은 독일이 석탄 채굴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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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탓 에너지 부족” vs “미래세대 배신… 부끄럽다”
州정부 “광산 조기 폐쇄 대신 채굴”
기후활동가 등 6000명 반대 시위
툰베리 “석탄, 캐지 말고 그냥 둬야”
14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탄광마을 뤼체라트에서 주 정부의 석탄 채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연단에 올라 “석탄 채굴은 현재와 미래 세대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뤼체라트=AP 뉴시스
독일 탄광마을에서 석탄 채굴에 반대하는 기후활동가들이 14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시위에 동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급이 막히는 등 에너지 위기를 겪은 독일이 지난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높인 가운데, 기후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상징적으로 분출된 것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탄광마을 뤼체라트 인근에서 석탄 채굴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경찰 추산 약 6000명이 참여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지만 기후활동가들은 2년 전부터 트리하우스(나무 위에 만든 집) 등을 짓고 이곳을 점거해 왔다. 독일 최대의 전력생산업체 RWE가 탄광을 확장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독일 정부 차원 목표보다 8년 앞당긴 2030년까지 탈(脫)석탄을 이루겠다며 관련 조치를 해 왔다. 독일은 탈원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 막혀 가스 가격이 요동치면서 석탄 사용이 크게 늘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는 이날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럽 1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이 에너지 위기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석탄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해졌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 정부와 RWE는 뤼체라트 광산을 더 이상 확장 개발하지 않고 조기에 폐쇄하는 대신, 마을 자체를 철거하고 지하에 남아 있는 석탄은 발전용으로 채굴하기로 합의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13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뤼체라트는 (독일이) 갈탄을 채굴할 최후의 장소”라고 했다.

하지만 기후활동가들은 독일이 석탄 채굴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 동참한 툰베리는 연단에 올라 “석탄 채굴은 현재와 미래 세대에 대한 배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자들에게 “독일이 너무 부끄럽다. 석탄을 캐지 말고 땅속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분명하다”고 했다.

시위대는 이날 저녁 대부분 해산했지만 경찰이 시위 통제 과정에서 경찰봉 등을 사용하면서 부상자도 발생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탄광 입구 위험구역에서 울타리를 무너뜨리지 못하게 막기 위해 무력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튿날 철거 작업을 다시 이어갈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제난을 우려하는 정치적 흐름과 민심이 활동가들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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