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규제완화에도…“이 금리론 집 못사” 꿈쩍 않는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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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에 사는 30대 김모(4인 가족) 씨는 직장이 있는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려다 고민에 빠졌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금리 인상이라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규제 완화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안 된다"며 "시장이 바뀌려면 구매자가 많아야 한다. 부동산을 전부 현금을 주고 살 수는 없다. 대출이 잘돼야 하고, 금리가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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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셋값 급락·월세전환 추세 속
- 매수 심리 여전히 바닥 머물러
- 전문가 “금리 하향세 돌아서야
- 매매 거래 회복되기 시작할 것
- 침체 속 양극화 심화될 우려도”
경남 양산에 사는 30대 김모(4인 가족) 씨는 직장이 있는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려다 고민에 빠졌다. 애초 장기 거주할 안정적인 자가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가진 돈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던 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구) 새 아파트가 최근 전세 3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김 씨는 “매매가의 3분의 1 정도 돈으로 해수동 아파트에 전세를 들어가는 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 매매가가 저렴할 때 감당할 수 있는 자금 안에서 외곽 쪽 아파트를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이모 씨는 석 달 전 남구의 또 다른 아파트를 구매했다. 하지만 해운대구 기존 아파트가 팔릴 기미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남구 새 아파트를 월세로 내놨다. 애초 2억 원 정도 형성됐던 전세 보증금을 1억 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이 아파트 역시 찾는 이가 없거나, 계약 조건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많아 몇 달째 빈집으로 방치하고 있다. 이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부동산 규제 완화라는 호재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를 동시에 맞은 부산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힘겨루기 속에 거래 회복은 쉽지 않다. 전셋값 하락과 월세 전환 등은 갈수록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결국은 금리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규제 완화가 고금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보면 정부의 규제 완화 폭은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다. 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지금으로선 반전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금리는 지금이 최상단일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까지는 현재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하반기가 되면 조금씩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매수 심리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매수자들은 집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여기에다 계속해 오르는 대출금리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규제 완화 약발로는 치솟는 금리를 이겨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결국 매수 심리는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금리 인상이라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규제 완화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안 된다”며 “시장이 바뀌려면 구매자가 많아야 한다. 부동산을 전부 현금을 주고 살 수는 없다. 대출이 잘돼야 하고, 금리가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결국 금리와 같이 간다. 금리가 오르는 게 멈추는 것뿐만 아니라, 내려야 한다. 그래야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하고,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 등 부작용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 원장은 “부산 부동산시장은 전체적인 침체 속에서 일부 지역 양극화 현상이 생기고 있다. 분양 가격과 입지에 따라 청약 시장 변동성도 크다”고 밝혔다.
김 지사장은 “예전엔 부산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대였지만, 최근엔 6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신규 아파트 물량이 풀리는데 매매가 안 되니 전세시장에 다 풀린다”며 “물량이 많아지니 가격은 내려간다. 금리도 영향을 줬다. 전세도 대출을 하지 않나. 전체적으로 반전 포인트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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