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할 때도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Less is more(단순한 것이 더 아름답다)’. 근대 건축의 개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미스 반데어로에(1886~1969)의 이 말이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거나, 마스크를 쓰면서 기초부터 색조까지 꼼꼼하게 얼굴에 공들일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한 이들이 화장대를 정리하기 시작한 것.
덜 바르고도 더 아름다운, 이른바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이다. 스킨(skin·피부)과 미니멀리즘(minimalism·간결화)의 합성어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화장품을 최소로 선택해, 제품 가짓수는 줄이면서 피부 표현에 들이는 시간 등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미국 CNN은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모토로 대중의 허영심을 자극한 일본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의 정리법이 화장품 소비에 적용되는 셈”이라면서 “과거엔 기초 화장에만 10단계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실속 있는 제품 서너 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패션지 보그와 미용 건강 전문지 셰이프 매거진 등에서 꼽은 올해 최대 미용 관리 트렌드 역시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스키니멀리즘’이다. 화장으로 덕지덕지 가리는 게 아니라, 화장품 사용을 줄이면서 피부가 스스로 활력을 찾을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추구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9월 론칭한 ‘바니스 뉴욕 뷰티’의 경우 스킨케어는 에센스 토너, 세럼, 크림 단 3가지밖에 없다. 대신 식습관을 바꾸고 피부와 몸에 좋은 성분을 찾아 섭취하는 이른바 ‘이너뷰티’ 제품을 기본으로 구성했다.
스키니멀리즘은 젊은 세대인 MZ세대 사이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도 연결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화장품 업계가 매년 생산하는 포장재는 1200억 개에 달한다. 화장품 사용을 줄이면 포장재는 물론 공병(다 쓴 병)도 적어져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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