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2시간 뒤에야 등장한 볼턴… 관객들 “사기 당한 기분”

김태언 기자 2023. 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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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볼턴은 공연이 시작되고 2시간 뒤에야 무대에 올랐다. 한국 관객을 무시한 처사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14일 열린 콘서트에서 미국 싱어송라이터 마이클 볼턴(70)이 공연 시작 후 2시간이나 지나 무대에 나타나는 등 9년 만의 내한공연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스페셜 게스트인 한국 가수 유미와 정홍일이 공연 시작 후 무려 100분 동안 무대를 채워 관객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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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찾은 9년만의 내한공연 ‘잡음’
유미 등 게스트 공연만 100분
볼턴 2시간 뒤 무대 올라 10곡
사과도 안해… 앙코르 않고 퇴장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9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진 마이클 볼턴. 예정된 콘서트 시작 시간보다 약 2시간 뒤에 무대에 나타나 관객들의 분노를 샀다. KBES 제공
“마이클 볼턴은 공연이 시작되고 2시간 뒤에야 무대에 올랐다. 한국 관객을 무시한 처사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14일 열린 콘서트에서 미국 싱어송라이터 마이클 볼턴(70)이 공연 시작 후 2시간이나 지나 무대에 나타나는 등 9년 만의 내한공연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스페셜 게스트인 한국 가수 유미와 정홍일이 공연 시작 후 무려 100분 동안 무대를 채워 관객들이 거세게 항의했고,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최 측인 KBES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환불 요구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열린 콘서트 ‘Encore, Michael Bolton Live in Seoul’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내한공연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공연을 열흘 앞두고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져 한 차례 연기됐다.

이날 공연은 오후 6시부터 10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표는 매진됐고 전국에서 모인 관객 1만여 명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공연 초반 볼턴이 아닌 유미와 정홍일이 나타난 데다 이들이 계속 노래를 이어가자 객석에서는 “완전 사기다” “볼턴은 오는 거야, 안 오는 거야” 하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몇몇 관객은 스태프에게 “너무한 것 아니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VIP석 티켓을 12만 원에 구매한 한 60대 남성 관객은 게스트 공연이 끝나자 화를 내며 콘서트장을 떠났다. 그는 “많은 콘서트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사기 당한 기분은 처음이다. 주말에 시간 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 대한 모독이다. 주최 측은 티켓값을 환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이 무대에 오른 건 오후 8시. 100분간의 게스트 공연, 무대 전환을 위해 20분이 더 흐른 시점이었다. 하지만 볼턴은 사과 한마디 없이 노래를 시작했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검은색 기타를 멘 그는 첫 곡으로 ‘Stand By Me’(2017년)를 불렀다. 이후 볼턴은 “얼마 전 이태원에서 일어난 사고에서 희생된 분들을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약 30초간 묵념했다. 그는 총 10곡을 불렀다.

그에게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안겨준 대표곡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1996년), ‘When a Man Loves a Woman’(1996년)을 부를 때 그는 후렴구 부분에서 마이크를 객석에 넘겼고, 관객은 떼창을 했다. 공연 중간에 음향 사고가 났고, 볼턴의 공연은 1시간 만인 오후 9시에 끝났다. 관객들이 “앙코르”를 외쳤지만 볼턴은 “생큐 코리아”라고만 한 채 퇴장했다.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 홈페이지에는 “공연 당일 사과도, 설명도 없이 관객을 우롱하는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 “별점 한 개도 아깝다”는 항의글이 여럿 올라왔다. KBES는 15일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마이클 볼턴 내한공연 관련 사과문’을 올렸지만 환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볼턴은 15일 콘서트에서도 공연이 시작된 지 약 1시간 10분 후에야 무대에 올랐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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