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신정균 감독이 후배들과 마무리 작업 “이제야 마음의 짐 내려놓을수 있게 됐네요”
최지선 기자 2023. 1.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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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인간이 감당해야 할 가장 괴로운 고통이다." 한국 영화 발전의 초석을 닦은 고 신상옥 감독(1926∼2006)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18일 개봉한다.
고인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에 따르면 고인의 생전 마지막 목표는 이 영화를 칸영화제에 출품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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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신상옥 감독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 18년만에 개봉
시사회 지켜본 여주인공 김지숙 “전설 소환해줘 진심으로 감사”
시사회 지켜본 여주인공 김지숙 “전설 소환해줘 진심으로 감사”
“늙는다는 것은 인간이 감당해야 할 가장 괴로운 고통이다.”
한국 영화 발전의 초석을 닦은 고 신상옥 감독(1926∼2006)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18일 개봉한다. 고인의 75번째 영화다. 고인은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끝내지 못한 채 별세했다.
영화배우 최은희(1926∼2018)와의 결혼과 이혼, 납북과 탈북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고인이 마지막으로 천착한 주제는 나이 듦과 죽음이었다. ‘겨울 이야기’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치매 증상이 나타난 김 노인(신구)과 어쩔 수 없이 그를 수발하는 며느리(김지숙)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치매 노인의 삶을 고통스러울 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김 노인은 아들과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라면을 끓여주는 손자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다. 한밤 중 화장실로 뛰어가다 참지 못해 마당에서 실수를 하고, 잠결에 며느리를 아내로 착각해 몸을 더듬기도 한다. 손자는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는 김 노인을 향해 “이제는 사람 같지도 않고 개나 고양이 같다”며 냉담하게 말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2000년대 초반이다. 치매와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았던 때다. 치매 노인을 돌보기 위해 가족 누군가 희생해야 하는 구조는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년기에 대한 고인의 시선과 질문은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배우 신구의 열연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고인은 2005년 영화 촬영을 마쳤지만 후반 작업 중이던 2006년 갑작스레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에 따르면 고인의 생전 마지막 목표는 이 영화를 칸영화제에 출품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미완으로 남은 유작을 신 감독과 조동관 촬영감독, 후배 영화인들이 힘을 보태 후반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18년 만에 개봉돼 관객과 만난다.
신 감독은 “‘겨울 이야기’는 아버지의 작품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일 것”이라며 “치매를 주제로 한 가족 영화인 만큼 설 연휴에 관람하시고 가족애를 느끼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과 북, 홍콩과 미국에서 제작과 감독을 병행한 아버지의 영화 중 개봉을 못한 작품이 있다는 게 아들로서 자존심이 상했는데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3년 전부터 개봉하기 위해 애썼지만 상영관을 찾기가 어려워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선 10일 ‘겨울 이야기’ 헌정 시사회가 열렸다. 며느리 역을 맡은 배우 김지숙은 이날 “이 영화는 신상옥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미완성 작품일 것”이라며 “비록 미완성이지만 한국영화인협회에서 신상옥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전설을 소환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이장호 감독은 “선생님 어깨 너머로 영화를 배웠다”며 “뒤늦게 유작을 공개하다 보니 요즘 추세와 맞지 않는 대목이 있지만 한국 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과거를 음미하며 미래를 구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발전의 초석을 닦은 고 신상옥 감독(1926∼2006)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18일 개봉한다. 고인의 75번째 영화다. 고인은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끝내지 못한 채 별세했다.
영화배우 최은희(1926∼2018)와의 결혼과 이혼, 납북과 탈북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고인이 마지막으로 천착한 주제는 나이 듦과 죽음이었다. ‘겨울 이야기’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충격으로 치매 증상이 나타난 김 노인(신구)과 어쩔 수 없이 그를 수발하는 며느리(김지숙)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치매 노인의 삶을 고통스러울 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김 노인은 아들과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라면을 끓여주는 손자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다. 한밤 중 화장실로 뛰어가다 참지 못해 마당에서 실수를 하고, 잠결에 며느리를 아내로 착각해 몸을 더듬기도 한다. 손자는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는 김 노인을 향해 “이제는 사람 같지도 않고 개나 고양이 같다”며 냉담하게 말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2000년대 초반이다. 치매와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았던 때다. 치매 노인을 돌보기 위해 가족 누군가 희생해야 하는 구조는 지금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년기에 대한 고인의 시선과 질문은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배우 신구의 열연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고인은 2005년 영화 촬영을 마쳤지만 후반 작업 중이던 2006년 갑작스레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에 따르면 고인의 생전 마지막 목표는 이 영화를 칸영화제에 출품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미완으로 남은 유작을 신 감독과 조동관 촬영감독, 후배 영화인들이 힘을 보태 후반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18년 만에 개봉돼 관객과 만난다.
신 감독은 “‘겨울 이야기’는 아버지의 작품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일 것”이라며 “치매를 주제로 한 가족 영화인 만큼 설 연휴에 관람하시고 가족애를 느끼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과 북, 홍콩과 미국에서 제작과 감독을 병행한 아버지의 영화 중 개봉을 못한 작품이 있다는 게 아들로서 자존심이 상했는데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3년 전부터 개봉하기 위해 애썼지만 상영관을 찾기가 어려워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선 10일 ‘겨울 이야기’ 헌정 시사회가 열렸다. 며느리 역을 맡은 배우 김지숙은 이날 “이 영화는 신상옥 감독님이 보시기에는 미완성 작품일 것”이라며 “비록 미완성이지만 한국영화인협회에서 신상옥이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전설을 소환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이장호 감독은 “선생님 어깨 너머로 영화를 배웠다”며 “뒤늦게 유작을 공개하다 보니 요즘 추세와 맞지 않는 대목이 있지만 한국 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과거를 음미하며 미래를 구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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