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여는 제2의 중동붐] ‘스마트팜’, 어디까지 알고 있니
스마트팜·스마트농업 공통 언급
ICT를 농업 생산·가공·유통·소비 전반에 접목한 것
중동 수출 확산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정상회담에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 계획을 깜짝 발표하면서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팜을 필두로 한 스마트농업을 양국 대통령이 공통으로 언급해 농업도 중동붐의 수혜를 일부 볼 것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농업계에선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스마트팜에 대해 살펴본다.
◆“스마트농업으로 한·UAE 협력 확대”=무함마드 대통령은 15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수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 인사말에서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으로 UAE를 방문해주신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UAE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신재생에너지, 수소, 국방기술, 기후변화, 우주, 디지털 전환, 첨단 인프라, 스마트농업, 식량안보, 수자원 분야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역시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현지 최대 아랍어 일간지인 ‘알 이티하드’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뛰어난 기술발전 및 걸프 전역의 프로젝트 수행으로 쌓아온 축적된 노하우와 걸프 국가와의 공통된 비전이 있기 때문에 양측은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UAE는 바라카 원전 건설 이후로 우주, 보건·의료, 스마트팜, 수소와 같은 미래 산업에 있어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두 나라 정상이 핵심 협력 분야로 스마트농업, 스마트팜을 공통적으로 꼽은 것이다.
◆스마트팜은 무엇=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 전반을 바꿔 놓고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목적에 맞게 작물을 개량·강화하고, 넓은 대지가 아닌 높은 빌딩에 농작물을 기르며 공간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도 한다.
‘스마트팜’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의 생산·가공·유통·소비 전반에 접목해 자동으로 작물의 생육 환경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농장을 일컫는다. 간단히 말해, 기술이 사람을 대신해 농사를 지어주는 농장이다.
스마트팜은 작물 생육과 환경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최적 생육환경을 조성한다. 노동력·에너지·양분 등을 덜 투입하고도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정보 모니터링 ▲생육환경 유지관리 ▲자동·원격 환경관리 기능으로 생산 능력을 제고한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온도·습도·일사량·이산화탄소량 등 생육환경 데이터를 자동으로 관찰·수집한다. 소프트웨어는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작물이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설정하고 유지한다.
장비를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스마트팜의 역할이다. 냉·난방기를 구동하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닫는 것은 물론 영양분 공급까지 맡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 7월 내놓은 ‘팜 스마트해지다’를 보면 우수 스마트팜 사례를 엿볼 수 있다. 박정주 대표가 운영하는 ‘꽃보다 딸기’ 농장은 내부온도·내부습도·토양수분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도입된 연동온실을 운영한다. 단위 면적(1㎡)당 생산량이 9.9% 늘었고 매출 또한 9.88% 증가했다.
박 대표는 “아직도 100% 마스터하지는 못했고 지금도 계속 문의해서 배우고 있다”면서도 “사람이 제어 판넬에 붙어 센서를 들여다보면서, 온도·습도·일산화탄소·일사량 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노동력 절감 차원에서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팜은 2021년 기준 4785개 농가에 보급되며 당당히 우리 농업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작물의 생산력을 키우는 도구로 그치지 않는다. ICT의 집약체인 스마트팜 자체가 고부가가치 수출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카자흐스탄에 어류의 부산물을 미생물 발효해 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의 스마트팜을 설치하였으며, 2019년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식물공장을 수출하기도 했다. 2021년엔 쿠웨이트에 고부가가치 채소를 재배하기 위한 수직농장 수주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22년 베트남에 ‘한국식 스마트팜’ 기술이 담긴 지능형온실을 준공해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 수출 전망이 기대받고 있다.
한국은 2021년 카자흐스탄, 2022년 베트남에 ‘한국형 스마트팜’을 수출한 데 이어 오만·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까지 수출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홍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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