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복합위기 속 다보스포럼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

2023. 1.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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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과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오늘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보스포럼이 제 시기에 대면으로 열리는 것은 3년 만이다.

이번 포럼은 '포스트 팬데믹'을 맞는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지정학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감 속에 열리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이 양극화 시대의 분열(divided)을 넘어 다극화 시대의 '파편화된 분열(fragmented)'의 문제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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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경제포럼 개막 전날 관계자들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는 1월 16일부터 1월 20일까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AP 뉴시스
글로벌 과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오늘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보스포럼이 제 시기에 대면으로 열리는 것은 3년 만이다. 130개국 정·재계, 학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이번 포럼은 ‘포스트 팬데믹’을 맞는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지정학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감 속에 열리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간 패권경쟁 등이 촉발한 신냉전으로 지구촌이 맞닥뜨린 갈등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핵전쟁 가능성을 비롯한 안보 위협 양상도 심상치 않다. “세계화는 끝났다”는 진단 속에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시장 블록화 등으로 경제 질서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여지가 크다. 팬데믹 기간에 빈곤층으로 전락한 전 세계 인구가 1억2000만 명에 이르는 등 빈부격차는 이미 악화일로다.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잇달아 하향 조정됐다. 식량과 에너지 수급은 여전히 불안하다. 어느 것 하나 특정 국가 혼자서는 풀 수 없는 난제들이다.

국가 간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임에도 이를 조율할 세계 규범은 되레 무력해지고 있다.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주요 국제기구마저 역할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상황이다. 거세진 자국 우선주의가 동맹, 파트너 국가끼리의 갈등마저 야기하고 있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다보스포럼이 양극화 시대의 분열(divided)을 넘어 다극화 시대의 ‘파편화된 분열(fragmented)’의 문제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권역과 분야를 넘어 얽히고설킨 복합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주요국들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질서의 판이 바뀌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또한 최적화된 대응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눈앞의 현안이나 내부 갈등에 매몰되지 말고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한국의 대외적 역할과 국익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글로벌 협력을 통해 해법을 찾으려는 다보스포럼에서의 논의 내용과 메시지가 단초가 될 수 있다.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추구하되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국가생존전략을 면밀히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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