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비리 의혹’ 김성태, 17일 귀국…“이재명 만날 계기·이유 없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부인
수사 환경 등 이유로 한국행
배임·횡령 혐의에 “해명할 것”
검, 태국 당국에 신병 인계받아
항공기 탄 직후 체포영장 집행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인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은 부인하면서 검찰 압박으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7일 오전 1시쯤 국적기에 탑승해 같은 날 오전 8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김 전 회장이 붙잡힌 태국 현지로 수사관들을 보내 방콕 공항에서 태국 당국으로부터 김 전 회장의 신병을 인계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국적기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입국 직후 검찰 호송차를 타고 김 전 회장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과 함께 붙잡힌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 역시 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와 도피 이후 행적 등을 추궁한 뒤 이르면 18일 늦은 오후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그동안 쌍방울그룹이 받아온 각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 대북 송금 의혹 등 쌍방울 그룹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쌍방울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내용이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640만달러(당시 72억원 상당)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유통 등으로 부당하게 챙긴 이익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는데 내가 그 사람을 왜 만나냐”면서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는데. 전화통화도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면서 “저는 죄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 당시에는 단둥과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으며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었다”면서 혐의를 인정했다.
한국으로 들어가기로 한 이유로는 “수사 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전 회장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그야말로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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