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술과 미술의 결합...'키네틱 아트'의 매혹적 진화

이교준 2023. 1. 1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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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제품 박람회 CES에서 사람의 동작에 가깝게 정교한 작업을 하는 로봇들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는데요.

미술계에도 로봇 등 첨단 기술과 미술이 결합한 '키네틱 아트'가 진화를 거듭하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공간 체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지의 항해를 시작하듯 12m 길이의 철선 좌우에 달린 노가 화려한 군무를 펼칩니다.

선장은 두 명, 가리키는 방향은 정반대, 목적지를 가늠하기 힘듭니다.

움직이는 조각 '키네틱 아트'를 통해 기계문명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공동체의 방향성을 꾸준히 탐구해온 최우람 작가의 신작입니다.

첨단 기술과 미술이 접목된 웅장한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지금까지 40만 명 넘게 방문했습니다.

[김경란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 70개의 팔, 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노 하나하나마다 그것들에 신호를 주고 움직임을 제어하는 하나의 컴퓨터가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총 70개의 컴퓨터를 또 하나의 큰 컴퓨터가 제어를 하고 있고 신호를 주고 있고….]

세 마리 검은 새가 상공을 유유히 맴돌며 아래를 응시하고, 거대한 원탁 위에선 둥근 머리 닮은 공이 이리저리 굴러다닙니다.

모션 캡처와 제어 프로그래밍 등 첨단 로봇 축구 기술을 적용한 작품입니다.

18개의 밀집 인형이 원탁을 힘겹게 들어 올리는 다리 근육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구현했습니다.

[김경란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움직임 자체가 굉장히 사실적이고 너무나 설득력이 있어서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안에 있는 서사라든지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고, 그것이 보는 내내 저희 속에서 아주 숨겨져 있던 오래된 질문들을 끄집어내게 하는….]

지난해 가을 마곡동에 문을 연 LG아트센터 서울 로비로 올라가다 보면 천장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꽃송이의 향연에 빠지게 됩니다.

진달래와 남산제비꽃 등 토종 꽃들의 색감을 은은하게 살린 네덜란드 2인조 작가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키네틱 아트 '메도우(Meadow)'입니다.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 진화를 거듭하며 일상 속에서 별세계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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