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두루미 '성지' 순천만..."건강한 겨울나기 도와요"
[앵커]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이 국제멸종위기종 흑두루미의 새로운 성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년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이들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돕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순천만을 무대 삼아 멋진 군무를 뽐내는 겨울 진객 흑두루미.
머리와 목 주위를 제외하곤 몸 전체가 온통 까만 게 특징입니다.
밤새 갯벌에서 수백 마리 단위로 휴식을 취한 뒤 날이 밝자 들판 쪽으로 날아가 먹이활동을 벌입니다.
[황선미 / 순천시 순천만보전팀 : 움직일 때 보면 가족단위로 움직입니다. 어린 새들에게 끊임없이 교육을 시키고, 그리고 위험요인이 생기면 부모가 알뜰하게 어린 새를 챙기는 모습들 사람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아요.]
지난주 순천만에선 전 세계 흑두루미의 30%가량인 5천 백여 마리가 관찰됐습니다.
1996년 흑두루미 70여 마리가 처음으로 순천만을 찾은 뒤 개체 수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순천시는 흑두루미가 전깃줄에 걸려 죽는 사고가 잇따르자 습지 주변 전봇대 280여 개를 뽑아내고, 주변 농경지를 농약 없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바뀌었습니다.
또 벼 수확이 끝난 논에 볏짚을 남겨 새들이 볏짚 아래 서식하는 곤충을 먹도록 했습니다.
축구장 80여 개 면적에 달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흑두루미 개체 수가 하루이틀사이 만 마리 가까이로 불어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주 월동지인 일본 가고시마 현 이즈미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하자 안전지대인 순천만으로 대거 피난을 온 겁니다.
이에 순천시는 흑두루미의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먹이 주는 시기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기고 먹이 주는 방법도 변경했습니다.
흑두루미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먹이 주기 방식도 볍씨를 한 군 데 모아놓기보다는 광범위한 지역에 흩뿌려 놓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습지 주변 비닐하우스 7개 동을 매입해 철거하는 등 먹이터 분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노관규 / 순천시장 : 비닐하우스를 급하게 매입을 해서 오늘 철거를 하게 되어있고, 그리고 이쪽에 지금 전봇대가 아직 뽑지 않은 부분까지 먹이를 넓게 뿌려주면서 흑두루미가 넓게 서식할 수 있도록…]
순천시는 흑두루미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선 서식지 분산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보고 주변 남해안 일대를 흑두루미 벨트로 조성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YTN 최명신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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