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는 UAE 해외투자 최대규모...제3국 원전시장 진출도 협력

아부다비/김동하 기자 2023. 1. 1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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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뉴시스

15일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UAE가 한국에 300억달러(약 37조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오일 머니’의 대한(對韓) 투자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국 관계가 원전, 국방 협력을 넘어 전방위로 심화하는 것이다.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300억달러는 투자의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볼 때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제 분야에서 한층 더 강화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100년간 미래를 함께하는 협력과 우의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또 “UAE의 300억달러 투자 약속은 그간 UAE의 국가 간 최대 투자 협력 규모인 영국을 크게 상회하는 압도적 규모”라고 했다. 앞서 UAE는 영국에 100억 파운드(약 15조1900억원), 중국에 50억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에 15억유로(약 2조2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를 결심했다”며 “코로나 등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UAE의 지속가능한 중장기 발전에 이 투자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다. 또 “특히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 이제 한·UAE 관계를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양국은 투자 합의의 이행을 위해 ‘투자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에는 산업은행 등 공공투자기관과 민간 기업, 투자기관 등이 참여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0억달러는 원전을 비롯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 신재생에너지, 방산 등 각종 분야에 투자될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과 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무바달라는 이번 투자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무바달라는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공동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제3국 공동진출 등 투자 협력을 확대한다. 기존 원전, 에너지, 기업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협력 분야를 넘어 신산업, 첨단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보건·의료, 식량·수자원 등 전 분야로 협력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이 중동 핵심 발주처 중 하나인 아부다비 국영에너지회사와 금융 협력을 하는 MOU도 체결해 신속한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정상이 체결한 13개 양해각서(MOU) 중에선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이 1번으로 올랐다. 이는 세계적 탄소중립 추세에 발맞춰 원전과 재생에너지, 첨단 산업 등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하는 데 양국이 협력한다는 것이다. 양국은 탄소 중립보다 넓은 개념인 ‘넷 제로(Net-Zero) 계획’에 따라 제3국 원전 공동 진출, 에너지 금융·투자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에 대해선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수출 품목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국내 원전 생태계가 회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산업 분야에선 ‘수송기 공동 개발 센터’ 운영 협력을 위한 MOU도 체결됐다. 또 우주 협력, 수자원 및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MOU’를 통해 원유 수급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들 13개 MOU를 포함해 이번 국빈 방문 기간 40여 개 MOU가 체결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현지에 주둔 중인 우리 군 ‘아크 부대’를 방문했다. ‘아크 부대’는 UAE와 군사 협력을 위해 파병된 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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