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 檢 수사에 어떤 영향?
[앵커]
정영학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대장동 일당의 법조계 로비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에 우선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로비 수사를 더는 지체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낸 녹취록 전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법조계 인사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른바 '50억 클럽'으로는 익히 알려진 대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곽상도 전 의원 등이 언급됩니다.
검찰 고위 인사 일부는 대장동 사업 초기 단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각종 수사를 무마해 달라며 청탁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에도 등장합니다.
2013년 남욱 변호사는 김 씨가 윤갑근 전 고검장에게 말해준 덕에 자신의 배임 사건이 좋게 마무리될 같다는 취지로 정 회계사에게 말합니다.
이보다 1년 전 대화에는 김 씨가 김수남 전 총장에게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의 뇌물 사건을 잘 봐달라고 했더니 김 전 총장이 호응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건 재작년 9월 26일.
지난해 수사팀 개편 이후 개발 비리 수사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턱밑까지 치달았습니다.
하지만 로비 의혹 수사에선 곽상도 전 의원만 재판에 넘겨지고 당사자 대부분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등 거의 제자리걸음입니다.
검찰은 우선은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에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과 수사 효율성을 고려해 차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거라며, 대장동 자금 흐름 추적이 로비 의혹 수사와도 무관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영학 녹취록 말고도 대장동 비리에 관한 여러 물적·인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녹취록 공개가 수사에 부담이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시간의 문제일 뿐 제기되는 의혹은 다 살펴본다는 입장인데, 이제 더는 '50억 클럽'을 포함한 전방위 로비 수사를 미룰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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