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에이스’로 가는 길목에 선 곽빈 “첫째도 둘째도 ‘제구력’ 업그레이드”

안승호 기자 2023. 1. 1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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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만큼은 KBO리그 최상위권
강한 공, 통제력 강화 ‘숙제’ 꼽혀
3월 WBC 대비 공인구 적응 심혈
두산 우완 투수 곽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해 두산으로 유턴한 포수 양의지의 입단식이 열린 지난 12일 잠실야구장. 양의지의 복귀를 환영하는 김재환, 허경민 등 주축 선수들이 행사장을 다녀오는 사이 몇몇 선수들은 실내훈련장을 벗어나 그라운드로 나와 운동을 시작했다.

그 가운데는 두산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우완 곽빈(24)도 보였다. 곽빈은 강도를 조정하며 캐치볼을 한 뒤 러닝으로 훈련을 마무리했다.

곽빈은 때가 잔뜩 묻은 WBC 공인구를 들고 있었다. 지난해 말 WBC 공인구를 지급받은 뒤 적응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왔는지 입증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도 곽빈은 “공 표면이 미끄러운 편이다. 제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곽빈이 공인구를 들고 대뜸 ‘제구’ 얘기부터 꺼낸 것은 해를 거듭하면서 제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3월 열리는 WBC에서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인구 적응을 통해 제구에서부터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또 4월에 이어지는 정규시즌에서 성장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제구가 바탕이 돼야 한다.

2021시즌 곽빈과 2022시즌 곽빈은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곽빈은 2021시즌 21경기에서 98.2이닝을 던지며 4승7패 평균자책 4.10을, 2022시즌 27경기 147.2이닝에서 8승9패 평균자책 3.78을 각각 기록했다.

두 시즌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제구였다. 곽빈은 2021시즌만 해도 제구 관련 지표들이 소속팀에서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9이닝당 볼넷 수가 7.21개로 팀 평균(4.16개)보다 크게 많은 가운데 이닝당 투구 수도 19.0개로 팀 평균(17.5개)보다 많았다. 투구 수가 많다 보니 선발투수로서 경기당 평균 이닝 수도 4.2이닝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2시즌에는 9이닝당 볼넷 수가 3.66개로 대폭 개선됐다. 팀 평균(3.90개)보다 좋았다. 이닝당 투구 수 또한 17.4개로 떨어뜨렸다. 또 경기당 평균 5.1이닝을 던졌다.

곽빈은 구위로는 KBO리그 최상위 그룹에 올라 있다. 역시 관건은 강한 공을 통제할 수 있는 제구다. 곽빈은 이 대목에서 여전히 겸손했다. 스스로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라며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그래서 곽빈은 더욱더 성장의 여지가 커 보인다. 제구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을 묻자 “계속 던지는 것밖에 없다. 많이 던지고 (나만의 감각으로)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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