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때문에 인생 초토화... 만날 계기도 이유도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귀국을 앞둔 가운데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이유도 없다”며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초토화됐다”고 했다.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회사와 가족들에 대한 검찰의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5일 KBS는 김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은 체포된 뒤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수사 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 제가 빨리 들어가 사실대로 밝히고...”라고 했다. ‘가족들이 어렵다’는 의미에 대해선 “친동생(김 모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 같고, 여동생 남편(김 모 자금본부장)은 태국 파타야 감옥에 가 있고 사촌형 양선길 회장은 저랑 같이 구속돼 집안이 완전히 초토화 됐다”고 했다.
혐의 내용 중 인정하는 부분이 있냐는 질문엔 “회사에 피해준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검찰에 가서 해명할 건 해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지겠다”고 했다.
배임 혐의를 일부 인정하냐는 물음엔 “배임 이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 수사 받으면서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 받겠다.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
2018년 무렵 김영철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간부들에게 거액을 건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당시에는 단둥과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으며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없으며, 개인 돈을 준 거니까 제 돈 날린 거지 회삿돈 날린 거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문재인 정권 때는 남북관계가 좋았다, 누구도 이렇게까지 안 좋아질 거로 생각한 적이 없다”며 북한 인사에게 돈을 건네 준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 돈을 줬다고 해도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엔 “그건 처벌받아야죠”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만날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만한 이유도 없는데 내가 그 사람을 왜 만나냐”고 부인했다. 또 “그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는데”라면서 “전화통화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검찰이 횡령 등 혐의로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 싱가포르로 출국해 8개월간 도피하다 지난 10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후 검찰 호송차를 타고 곧바로 수원지검으로 이송된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 밖에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각종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그를 변호한 이태형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전환사채 20억원을 줬다 게 의혹의 요지다.
이 대표는 13일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며 “(쌍방울과)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의혹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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