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날씨에 ‘펑’…기온 변화가 불러온 상수도관 파열
최근 한파와 봄날씨 오가며
수축·이완 거듭해 결국 누수
시 “취약 징후 점검 강화할 것”
서울에서 최근 상수도관 두 곳이 파열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두 곳 모두 불과 몇 년 전 교체공사를 마친 상수도관이다. 서울시는 최근 한파와 봄날씨를 오가는 급격한 기온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겨울철 상수도관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에는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14일에는 성동구 왕십리역 부근에서 상수도관이 파열됐다. 각각 지난해 4월과 2019년 12월 부설돼 노후화와는 거리가 멀다. 왕십리역 부근 상수도관은 당초 경전철 동북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파열됐다고 알려졌지만 서울시는 공사 장비와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서울시는 잇단 상수도관 파열 원인으로 급격한 겨울철 기온 변화를 꼽고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달까지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강추위가 이어지다 이달 들어 10일부터 기온이 갑자기 올랐다. 상수도관이 기온 변화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면서 관과 관 사이를 연결하는 접합부가 느슨해져 누수가 발생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홍제동 상수도관의 경우 관 내부의 높은 수압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서울의 상수도는 ㎠당 4~5㎏ 압력으로 수압을 관리하는데 이곳은 산악 지형으로 ㎠당 압력이 10㎏ 이상”이라고 말했다. 수도를 더 높은 압력으로 보내야 경사면 위쪽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왕십리 상수도관은 기온 변화와 함께 동북선 경전철 공사의 영향까지 직간접적으로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누수가 발생한 곳은 동북선 도시철도 공사를 위해 기존 상수도관이 이설된 부위의 인접 구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 장비 등) 외부 충격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상기온 현상으로 겨울철 급격한 기온 변화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설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현행 수도법은 수도사업자가 5년마다 수도시설 기술진단을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반침하(싱크홀)를 방지하기 위해 2015년 제정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지하안전법)도 국토교통부 장관이 5년마다 지하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명시한다.
유연식 서울시 상수도본부장은 “기후 변화로 인해 상수도 인프라가 취약해지는 징후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겨울철 해빙기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서울에는 현재 1만3000㎞가 넘는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상수도관 3073㎞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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