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방산 등 전략적 협력 강화… ‘제2의 중동 붐’ 기대감 [尹대통령, UAE 첫 국빈 방문]
원자력 UAE 수출절차 간소화 예정
‘석유 우선구매’ 국제공동비축 사업도
문화 교류·의료 분야 등도 손잡기로
UAE “기필코 해내는 韓기업 인상적
尹 방문으로 양국관계 역사적 계기”
공식 환영식 참석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아부다비=이재문 기자 |
김 수석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투자를 결정하며 “코로나 등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관계에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UAE의 이번 투자는 한·UAE의 전략적 관계가 무르익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대기 비서실장을 지난해 1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에 파견했다. 지난해 5월에도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보냈다. UAE의 바라카 원전은 2009년 한국이 수출한 ‘1호 원전’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바라카 원전도 방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정부뿐 아니라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대동하며 ‘팀 코리아’ 차원의 경제협력 행보를 이어갔다. 양 정상의 이날 정상회담에선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도시 내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한·UAE 우주 협력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수자원 분야 협력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 △한국수출입은행과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TAQA)의 금융 협력 등에 대한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양 정상은 원자력발전 해외사업 수주에 협조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한국전력공사(한전)·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UAE 에미리츠원자력공사는 원전 제3국 공동 진출을 포함한 ‘넷제로(탄소중립) 가속화 프로그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밖에 △탄소중립 공급망 △핵연료·투자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가속화 등 부문에서 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원자력 부문 UAE 수출절차도 간소화될 예정이다. 양국은 2009년 체결한 원자력협정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수출절차 간소화·품목 관리 시스템 강화를 골자로 하는 행정약정을 이번에 체결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UAE 산업첨단기술부는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세계 8위 산유국인 UAE로부터 국내 석유수급 위기 때 석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한국·UAE 국제공동비축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석유공사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원유를 유치·판매하게 하고 임대료를 받는 대신, 수급이 어려운 경우 계약물량에 대해 우리나라가 우선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방산 부문에서도 한국 방위사업청과 UAE의 방사청에 해당하는 ‘타와준 위원회’가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워킹그룹 구성, 기술정보 교환, 기술인전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한국 산업은행이 한국 유망기업에 공동 투자하는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MOU도 맺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순방에선 다자외교 무대에 나서며 대미 중심의 외교안보를 천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보였던 문재인정부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 간의 외교안보, 경제 협력 강화를 내세웠다. 올해는 경제 협력과 수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며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부다비=이현미 기자,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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