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유공자 현충원 찾아 헌화…초대 대통령 묘소 참배도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 이틀째인 15일 정상회담과 함께 광폭행보에 나섰다. UAE와의 협력을 다지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양국이 “굳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UAE 국빈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UAE 아부다비의 와하트 알카라마를 찾았다. 와하트 알카라마는 아랍어로 ‘존엄의 오아시스’라는 뜻으로 국가 유공자들을 기리는 국립현충원이다. 윤 대통령은 헌화와 묵념을 한 후 방명록에 ‘국가를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아랍에미리트 연방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는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어 UAE 초대 대통령 이름을 딴 셰이크 자이드 빈술탄 알나하얀 모스크(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자이드 UAE 초대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현 모하메드 빈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은 자이드 대통령의 아들이다.
국빈 방문 공식 일정을 두 차례의 추모 행보로 시작한 것은 UAE 측에 의미 있는 곳을 찾아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랜드 모스크는 한 번에 4만명이 예배할 수 있는 규모로 UAE 내에서는 최대이고,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이다.
모스크 입장 시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같은 색 넥타이, 김 여사는 이슬람 관습에 따라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인 샤일라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슬람 가치를 상징하는 그랜드 모스크의 내부를 돌아보며 “역사적으로 보존되어야 할 위대한 인류문화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포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대한민국과 UAE는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게 협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저녁 국빈 방문 첫 행사로 현지 동포들과 만나 UAE와의 협력 강화와 동포 사회 지원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부다비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는 UAE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은 최상의 파트너”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의 미래 공동 번영을 위한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 출범 2년차를 맞는 올해 대한민국의 번영을 발목 잡는 폐단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추진과 함께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의지 등을 재차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UAE와의 4대 협력 의제 중 하나로 원전을 꼽았고, 3박4일 순방기간 중에는 한국의 수출 원전 1호인 바라카 원전을 직접 찾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동포들에겐 “1970년대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에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 기업과 건설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해서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동포 여러분께 더 높은 발전과 성장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의 지원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격려했다.
아부다비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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