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첫 입맞춤’… 함께할 5년의 하모니 기대
이틀간 집중 리허설 뒤 무대에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첫 인사
2부 바그너·‘박쥐’ 서곡 등 선봬
힘차고 강렬한 연주 관객 갈채
세밀한 표현력 부족은 아쉬워
“단원들 간 끈끈한 유대감 형성
세계적 오케스트라 발전 돕겠다”
강렬했지만 달달함이 조금 아쉬웠던 첫 입맞춤!
2부에선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에 이어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이 연주됐다. 특히 두 오페라 곡의 경우, 홍콩필하모닉과 바그너의 ‘링 사이클’ 실황 연주를 녹음하는 등 바그너에 정통한 판즈베던답게 깊이 있고 맛깔스럽게 들려줘 호평을 받았다. 바그너의 ‘링 사이클’은 바그너가 26년에 걸쳐 만든 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개 에피소드(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를 묶은 것이다. 이어 연주한 힘 있고 활기찬 음색의 ‘박쥐’ 서곡과 앙코르곡인 드보르자크(1841∼1904)의 ‘슬라브 무곡’ 제8번도 새해에 어울리는 생동감을 안겼다.
이날 연주는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겠지만 판즈베던과 서울시향의 첫 만남이었던 데다 리허설 기간이 짧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기대해볼 만한 인상은 남긴 것으로 보인다. 판즈베던은 차기 음악감독 자격으로 오는 4월 제1 바이올린 악장 등 서울시향 신규 단원 채용 평가에 참여한 뒤 7·11·12월 서울시향과 함께 차이콥스키,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등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후 내년 1월 공식 취임해 5년간 서울시향을 집중 조련하게 된다. 서울시향 안팎에선 뉴욕필과 함께 이끌고 있는 홍콩필하모닉이 아시아 교향악단 최초로 ‘2019 올해의 오케스트라’(그라모폰 선정)가 되도록 한 그의 지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판즈베던은 앞서 12일 음악감독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울시향과 연습을 해보니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주자의 질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월 신규 단원 채용 오디션에서 뛰어난 실력의 단원을 선발하고, 단원 간 강한 유대감을 형성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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