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 강해진 권순우 ‘코트 반란’ 계속된다

장한서 2023. 1.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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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26·세계 랭킹 84위·당진시청)가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34·26위·스페인)과 2시간42분 혈투를 벌인 끝에 세트 스코어 2-1(6-4 3-6 7-6<7-4>)로 제압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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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ATP 투어 2회 우승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예선 탈락에도 기권자 덕 본선행
권, 결승서 26위 아굿 2대1 제압
이형택·정현 넘어 최다 정상 기록
호주오픈 개막… 최고 성적 도전
권순우(26·세계 랭킹 84위·당진시청)가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두 차례 우승을 이뤄 ‘한국 테니스 전설’ 이형택(47)을 넘어섰다.
권순우가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을 상대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순우는 2시간42분간의 혈투 끝에 2-1로 아굿을 제압했다. 애들레이드=EPA연합뉴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34·26위·스페인)과 2시간42분 혈투를 벌인 끝에 세트 스코어 2-1(6-4 3-6 7-6<7-4>)로 제압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권순우는 2021년 9월 아스타나 오픈 이후 1년4개월 만에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인 ATP 투어 최다 우승이다.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은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우승했다.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오르며 한국인 메이저 대회 최고 기록을 쓴 정현(27)은 ATP 투어 우승이 없다.
뜻밖의 행운이 우승까지 이어진 무서운 ‘러키 루저(Lucky Loser)’였다. 권순우는 당초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115위·체코)에 패해 일찍 짐을 싸는 듯했지만, 본선 불참 선수가 생겨 행운의 출전권을 얻었다. 32강전에서 다시 만난 마하치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쳤고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15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를 잡더니 결국 우승까지 일궜다. 결승 상대인 바우티스타 아굿은 투어에서 10번이나 우승한 만만치 않은 ‘백전노장’이다.
권순우가 14일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호주테니스협회 제공
권순우는 이날 날카로운 서브를 비롯해 체력, 힘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고 시속 210㎞를 기록할 정도로 서브가 막강했다. 195㎞에 그친 바우티스타 아굿에 서브 에이스에서 11-5로 우위를 보였다. 포핸드샷 역시 강력했다. ATP 투어 홈페이지도 “권순우는 결정적인 순간 무시무시한 포핸드로 랠리를 컨트롤했다”고 평가했다.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한 채 시작한 1세트는 권순우가 막강한 포핸드를 바탕으로 무난하게 따냈다. 하지만 2세트에선 바우티스타 아굿이 권순우의 샷에 적응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권순우는 2세트 막판 라켓을 던지는 등 흥분하기도 헀지만, 평정심을 금방 되찾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높은 집중력을 이어갔다.

마지막 3세트는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그래도 결국 권순우는 타이 브레이크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잡으며 승기를 잡았고 상대의 마지막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그제야 옅은 미소를 보인 권순우는 “한국의 역사가 되면 좋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된다. 오늘은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 상금 9만7760달러(약 1억2141만원)를 챙긴 권순우는 랭킹 포인트 250점을 더해 다음 주 ATP 세계 랭킹에서 개인 최고인 52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가 우승으로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한 만큼 16일 개막하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도 개인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권순우는 2021년 프랑스 오픈 3회전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한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권순우에게 축전을 보내 “뜨거운 열정과 집념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권순우 선수의 빛나는 성취에 온 국민과 함께 큰 박수를 보낸다”며 “권 선수가 예선 패배의 시련을 이겨내고, 결승에서는 ATP 11회 우승자를 상대로 흔들리지 않고 강력한 서비스와 포핸드로 경기를 압도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줬다”고 격려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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