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한국에 37조 투자 결정…에너지·방산 등 MOU 40여건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등 두 나라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에 300억달러(약 37조26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아부다비 대통령궁인 ‘와탄궁’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이런 투자 결정에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확대회담 머리발언에서 “그간 건설,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해서 양국 관계가 꾸준히 발전해왔고,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해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며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계기로 관계를 확대·발전시켜나가야 된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달러 투자를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 △자발적 탄소시장 파트너십 양해각서 △산업은행과 무바달라(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양해각서는 두 정상 임석하에 체결한 것만 13건이고, 이번에 기업 간 맺은 것까지 합하면 40여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부다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이끌어낸 300억달러 투자는 원전과 방산, 그리고 수소·태양광 에너지 분야 등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에 고루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300억달러는 아랍에미리트 역사상 단일 국가에 약속한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중 “올해 중 편리한 시간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무함마드 대통령을 초청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은 이미 마음속 제2의 고향”이라며 “조만간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국빈 오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에스케이(SK)그룹 회장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군사훈련협력단(아크 부대)을 방문해 우리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아랍에미리트 방문은 최고 예우를 받는 ‘국빈 방문’ 형식으로 이뤄졌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전날 윤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아랍에미리트 영공에 들어서자, 아랍에미리트 공군 전투기 4대가 양옆을 호위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또 이날 정상회담 시작 직전 대통령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도 전투기 에어쇼 등을 선보이며 예우를 갖췄다.
윤 대통령의 이런 ‘중동 밀착 행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 행보와도 자연스레 겹친다. 두 나라의 원전 협력이 시작된 것은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 때부터다. 바라카 원전 전체 4호기 중 1·2호기는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올해 3호기 준공을 앞뒀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바라카 원전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김대기 비서실장을 특사 자격으로 먼저 아랍에미리트에 보내 대통령 친서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신을 전달하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셰이크 그랜드 자히드 모스크를 찾아 아랍에미리트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대통령 묘소에 참배했다. 모스크 방명록에는 “포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는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게 협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H6s아부다비/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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