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 판매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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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튀르키예(터키)에 F-16 전투기 등 200억달러(약 24조8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팔기 위한 요청에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F-16 판매 추진을 튀르키예로 하여금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도록 하는 일종의 지렛대로 쓰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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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행동으로 나토 동맹국 우려”
25조 규모 판매 패키지 승인 반대 입장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동의 압박 분석
한 당국자는 의회가 승인한다면 공대공 미사일 900여기와 항공폭탄 800여발도 함께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의원은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자 판매 승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성명을 내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국제법을 훼손하고, 인권과 민주주의 규범을 무시하며, 주변 나토 동맹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불안정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에르도안이 언론과 반대자 탄압을 중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처럼 행동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이 판매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2019년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S-400을 구매했고, 이후 미국은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튀르키예를 제외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수십 년간 유지하던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공식화하자 튀르키예는 이들 국가가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인 나토 가입 승인 절차에서 사실상 비토권을 휘두른 셈이다.
지난해 6월 튀르키예의 어깃장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를 지지한다고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F-16 등 무기 판매가 나토 확장 승인의 ‘대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실상은 두 사안이 밀접하게 연계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F-16 판매 추진을 튀르키예로 하여금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도록 하는 일종의 지렛대로 쓰려 한다고 전했다.
30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핀란드와 스웨덴의 신규 가입안을 의회가 비준하지 않은 국가는 튀르키예와 헝가리뿐이다. 헝가리가 올해 초 비준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과 달리 튀르키예는 “의회 지형상 비준에 어려움이 많고 앞으로 서너 달은 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라며 오는 6월18일로 예정된 총·대선 전에는 비준 가능성이 작다고 이브라힘 칼린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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