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는 최상의 파트너"… 원전·방산·우주 등 전방위 협력
원전 수출시장도 공동 개척키로
탄소저감·석유 공급 등 협력도
극진한 국빈대접을 받으며 아랍에미리트(UAE)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UAE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은 최상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15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에너지와 산업분야 유관기관·기업들이 UAE 측과 △전략적 산업첨단기술 파트너십(SPIAT) MOU(양해각서) △포괄적·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 공동선언 △수소협력 MOU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 △국제공동비축사업 계약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 등 7건의 공동선언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UAE 협력은 산업, 에너지, 무역 분야에 집중돼 있다. 양국은 신산업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 모빌리티, 항공우주, 부품·소재, 공급망 협력(제약·의료기기 포함) 등을 포함한 '첨단제조 이니셔티브(자율규범)' 추진에 합의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포집사용저장(CCUS) 등을 포함한 에너지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에미리트 원자력에너지공사는 바라카 원전 확대, 제3국 원전 수출시장 공동 개척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원전 기술개발 등을 포함한 '넷 제로 가속화 MOU'를 체결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와 '한-UAE 국제공동비축사업'을 체결해 석유공급 위기상황 발생 시 계약물량 전량(400만 배럴)에 대한 한국의 우선 구매권을 확보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SK주식회사와 무바달라 투자회사가 탄소 중립 달성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자발적 탄소시장 파트너십 MOU'를 체결하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 주도 탄소시장 구축에 협력한다.
또 한국은 국제 통상질서 변화에 대응하고 국가별 맞춤형 통상협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포괄적 통상협력 플랫폼인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UAE와 최초로 체결했다. 산업부는 이번 체결을 통해 양국 간 교역 확대와 투자 활성화 등을 기대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UAE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국빈방문 이틀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UAE 현충원인 '와하트 알 카리마'를 방문해 의장대를 사열한 뒤 묵념·헌화했다. 또 방명록에는 "국가를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아랍에미리트 연방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와하트 알 카리마는 아랍어로 '존엄의 오아시스'라는 뜻으로 국가를 위해 순직한 공무원과 군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윤 대통령은 UAE 측으로부터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현충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억의 광장과 명예의 전당 등 추모 공간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이어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모스크'(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했다. UAE의 초대 대통령의 이름인 '자이드(Zayed)'를 딴 그랜드 모스크는 이슬람 문화 통합을 상징한다. 자이드 초대 대통령은 1996년 6억8000만달러를 들여 그랜드 모스크 건설을 시작했으나 완공을 보지 못하고 2004년 서거했고, 유언에 따라 묘소를 모스크 부지(입구 오른쪽)에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그랜드 모스크를 둘러봤다. 이후에는 현지에 주둔 중인 우리 군 '아크부대'를 찾았다. UAE 군사협력단 '아크부대'는 우리 국군 창설 이후 처음으로 군사협력 차원에서 해외에 파병된 부대다. '아크'는 아랍어로 '형제'를 의미한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14일 저녁(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이번 순방을 계기로 두 나라의 미래 공동 번영을 위한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바라카의 성공을 이을 수 있는 역사적인 협력 사업을 기대하고 계신 동포 여러분의 염원에 부응하도록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저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발목 잡는 폐단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우리 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통해 UAE를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UAE 공군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UAE에 내렸다. 공항에는 압둘라 알 나흐얀 외교부 장관, 수하일 알 마즈루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 누라 알 카아비 문화청소년부 장관, 칼둔 알 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장, 압둘라 알 누아이미 주한 UAE 대사 등 UAE 측 고위급 인사들이 마중 나왔다. 압둘라 외교장관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친동생이다.
압둘라 장관은 "우리는 행운을 믿는다"며 "무함마드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 초청 대상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데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고 환영을 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미경·정석준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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