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키즈'는 '유강남 바라기'가 됐다..."많이 친해지고 싶습니다"
[OSEN=조형래 기자] "유강남 선배님과 많이 친해지고 많이 물어보고 싶습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고향팀 롯데에 지명된 부산고 출신 포수 정재환(19)은 여느 부산 소년들처럼 롯데 야구를 보면서, 롯데 선수들을 동경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포수 포지션인 만큼 그는 어릴적 당시 롯데의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삼성)를 보면서 최고의 포수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그는 "포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다. 여러 포지션을 하다가 '포수 한 번 해볼래?'라는 권유를 받았고 집에 마침 포수 미트가 있어서 하게 됐다"라고 포수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 당시 정재환에게 최고의 포수는 강민호였다. 어쩌면 당연했다. 그는 "강민호 선배님이 롤 모델이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여유가 느껴졌다. 투수를 어떻게든 안정적으로 리드를 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멋있었다"라며 "강민호 선배님의 영상을 자주 보면서 나 역시도 강민호 선배님처럼 되어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롤모델과 함께 뛸 수도 있었지만 강민호는 2018년 삼성으로 이적했다. 프로 레벨에서 착실하게 훈련하면서 새로운 멘토를 찾아야 한다. 올해 롯데와 4년 8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합류한 유강남은 정재환에게 새로운 멘토가 될 수 있다.
아직 신인이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재환은 빨리 유강남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경기 출장을 가장 많이 한 선배님으로 알고 있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많이 친해지고 많이 물어보고 싶다. 어차피 나는 바로 주전 포수가 될 수 없으니까 준비 과정, 루틴 등 모든 것을 물어보고 싶다"라고 선배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정재환은 2학년 때부터 주전 출장 비중을 늘리며 타율 3할5푼9리(39타수 14안타) 3홈런 11타점 11득점 OPS 1.192의 성적을 남기며 공수겸장 포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줬다. 경남고 김범석(LG 지명)과 함께 나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3학년 시즌 26경기 타율 2할5푼(80타수 20안타) 1홈런 14타점 15득점 OPS .808의 기록을 남겼다. 전체적인 타격 성적은 떨어졌지만 출루 능력은 여전했다.
정재환의 리드와 함께 부산고는 봉황대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추신수(SSG), 정근우(은퇴) 등 1982년생 황금세대 이후 22년 만에 거둔 쾌거였다. 정재환은 선수단을 리드하면서 그 중심에 섰다.
그는 "우승하자마자 실감이 안났지만 코치님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격려를 해주시자 좀 실감이 났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야수들이 전부 나를 보고 있고 저는 또 정면으로 야구장을 바라보고 있지 않나. 야구장 전역이 잘 보인다. 그렇게 리드를 하는 게 포수의 매력인 것 같다"라고 설명하는 정재환이다.
자신의 강점으로는 강한 어깨를 꼽았다. "프레이밍, 블로킹 등 다른 수비 능력은 자신있는데 송구가 가장 자신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타격이나 포수로서 풋워크는 좀 더 배우고 향상시키고 싶다. 힘도 키워서 공수에서 밀리지 않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KBO가 실시한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정재환은 역대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인 박용택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의 강의를 듣고 각오를 다시 다졌다. 그는 "박용택 선배님께서 '못한다고 좌절하면 안되고 못하는 이유를 찾아서 훈련하는 게 성장 과정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게 와 닿았다"라고 말하면서 프로 선수로서 마음가짐을 되새겼다.
8라운드 지명이라는 다소 늦은 순위에 좌절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명 순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가 인식을 바꿔가면 된다. 제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명 받았을 때 부모님께서 소고기 사주셨는데 이제는 연봉 많이 받아서 제가 사드리고 싶다"라는 각오를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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