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보다 분양가 최대 4억 낮췄더니… `강동 헤리티지 자이` 완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완화했지만 시장 회복 기미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연말 분양에 나섰던 한 현장에서 '완판'을 선언하며 반짝 반등 조짐을 보여줬다. 다만 시세 대비 몸값을 한껏 낮춰 공급한 단지이기 때문에 이런 성적표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터라, 규제 완화에도 고분양가 논란이 남아있는 타 현장들은 여전히 완판까지 갈 길이 멀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신동아 1·2차 재건축)가 지난 12일까지 진행한 정당계약에서 일반분양분인 219가구의 계약을 마치며 '완판'을 선언했다. 이 곳은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인근인 길동에서 전용 59㎡를 6억5000만~7억7000만원에 공급해 둔촌주공 대비 최대 4억원 가량 낮은 분양가격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현장이다. 시세 대비로도 분양가가 낮았다.
덕분인지 청약 성적도 좋았다. 5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고, 당첨 최고가점은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인 74점이었다. 최저점도 3인 가족 만점 통장인 64점에 달했을 정도로 고가점 수요자들이 몰렸다. 반면 둔촌주공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4대 1에 그쳤다. 청약 가점 최고점은 77점인 반면 최저점은 20점으로 나타나 청약 가점에서도 큰 편차를 보였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서울에서 이보다 낮은 가격에 나올 단지가 많지 않고, 또 그만큼 가성비가 좋아 계약까지 수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곳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해제되지만, 2020년 9월부터 지금까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고 분양한 사례 중에 가장 모범적인 단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분양시장에서 이런 희소식이 나왔지만 둔촌주공은 물론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받은 다른 현장들은 계약률 걱정이 남아 있는 상태다. 1·3부동산대책 발표 전 정당계약을 마쳤던 '리버센 SK뷰롯데캐슬'(중화1구역)은 초기 계약률이 91%에 달했다. 이에 지난해 말 잔여물량 44가구의 무순위청약을 진행해 349건의 청약이 접수됐지만 아직 완판 선언은 하지 못했다.
대책 발표 후에도 계약을 진행했지만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쳤던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은 이미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다.
둔촌주공보다 평균분양가격이 더 높지만 입지가 좋은 편이라 1순위 최고 경쟁률이 154대 1에 달했던 '마포더클래시'도 표정이 그리 좋지 않다. 일반분양이 53가구 뿐이지만 실제 계약은 10가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이 단지의 분양가는 시세보다 낮게 책정됐다.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14억3100만원으로, 인근의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전용 84㎡)의 가장 최근 계약인 18억5000만원(2022년 9월, 23층)보다 4억원 정도 낮다. 이에 이 현장의 시공사 중 한 곳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500%까지 추첨한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다음 주 중 계약을 진행하면 어렵지않게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시장의 관심은 둔촌주공에 쏠려 있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해 향후 분양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부터 정당계약을 진행 중인 둔촌주공의 계약률 성적표는 빠르면 계약 마지막 날인 오는 17일 저녁이나 다음날인 18일에 나올 전망이다.
한편 둔촌주공 조합 측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업비 대출 보증을 서 75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마련에 성공하며 일반분양 초기 계약률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오는 19일 만기 예정이었던 723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일반분양 계약률과 상관없이 만기일에 맞춰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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