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일 강제징용 과거사 털고 미래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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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대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판결금을 변제받는 '제3자 변제' 방식을 강제동원 해법으로 공식화했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작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합의가 있어서 (한일) 외교당국 등이 지금 노력하고 있다. 꼭 이 노력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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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 관계 개선 호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 발표 직후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며 호응했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작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합의가 있어서 (한일) 외교당국 등이 지금 노력하고 있다. 꼭 이 노력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도 호응방안의 하나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지난 12일 공개 토론회에서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4년 이상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일단 법적인 관점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며 제3자 변제방식을 내놓았다. 일본 기업이 판결을 이행해 직접 배상하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선책이라는 것이다. 제3자 변제방식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피해자 측은 반발했다. 일본 책임을 면책해 주는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실 인정과 반성·사과가 없고, 인권침해 사건을 단순한 돈 지급 문제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토론회 석상에서 '매국노'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보상은 부차적인 문제이며 사죄가 먼저라는 게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여론도 많다. 그러나 전임 문재인 정부 때 동일한 피해자 논리에 빠져 문제 해결을 방치한 결과를 돌이켜봐야 한다. 두 나라 관계가 파탄이 나면서 우리의 경제안보는 액수를 따질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고령 피해자가 살아생전에 피해를 회복받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죽창가 외교'를 비판하며 인도태평양전략 동참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일본의 재무장 지지 등의 신외교안보 정책을 폈다.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바탕으로 한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이번에 또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역사·독도 관련 교과서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 두 나라 간 각종 민감한 문제가 또 어디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을 앞둔 시점에서 한일 관계 개선은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의 또 다른 측면이라는 사실도 놓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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