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킹달러` 시대… 달러 가치 7개월 전 수준으로 하락

문혜현 2023. 1. 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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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ollar index·DXY)가 7개월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로·엔·파운드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3일 전날보다 0.04% 하락한 102.20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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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13일 102.20에 마감
연준·금리인상 속도 조절 등 영향
원·달러 환율 1241원 수입물가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둔화로 달러인덱스가 7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ollar index·DXY)가 7개월 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등에 따른 것이다.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도래했던 '킹달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로·엔·파운드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3일 전날보다 0.04% 하락한 102.20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인덱스가 102선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8일(102.54) 이후 7개월 만이다. 달러인덱스의 기준년도는 1973년이다. 인덱스가 102라는 것은 달러화 가치가 1973년보다 2% 비싸다는 뜻이다.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하며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달보다는 0.1% 하락했는데, 전월보다 CPI가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힘을 받고 있다. 연준이 오는 31~내달 1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4.25~4.5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연말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투자자들이 이르면 올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둔화 데이터는 이 예상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선물거래소를 운영하는 CME 그룹의 집계에 따르면 금리파생상품 시장 트레이더들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을 90%로, 오는 12월까지 금리를 최소 한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다.

달러 약세에 따라 주요국 통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일제히 상승 추세(환율 하락)다.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내린 달러당 124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5월 31일(종가 1237.2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250원 붕괴, 높은 변동성, 하방으로 포지션 쏠림 등을 감안했을 때 다음 지지선은 1210원까지 열려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브라질 태국 멕시코 남아공 중국 등의 통화가치도 최근 한달새 7.8~3.7% 뛰었다. 일본 유로존 스위스 호주 등의 통화가치도 달러화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하향 안정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또 해외에 자녀를 유학보낸 기러기 부모들의 부담도 한층 덜어졌다.

이에 대해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고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면 달러인덱스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책임연구원은 "적정 달러인덱스는 100선 초중반으로 추정돼 달러화 가치의 추가 하락 속도는 제한적"이라며 "원·달러 환율 적정 수준도 1200원대 중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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