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리의 비도 오고 그래서] 미래를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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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콘텐츠들을 뒤적이다 보면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수백만명이 구독 중인 인기 유튜버 채널들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유명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대를 읽는다.
이곳에서 자료들을 뒤지다 보면 미래를 상상할 작은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
난방용 가스요금 걱정에 수면양말과 패딩조끼를 입고 버티는 이들은, 외풍을 꼼꼼하게 막아주지 못하는 구옥에서 겨울나기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사실을 체감하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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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 경제산업부 기자
유튜브 콘텐츠들을 뒤적이다 보면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수백만명이 구독 중인 인기 유튜버 채널들은 신문과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유명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대를 읽는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분석 기술이 모두의 관심 분야를 꿰뚫어 보는 시대여도 내일의 길흉화복을 알고 싶은 이들은 용한 점사를 기다리며 댓글로 소원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새해에는 복 좀 받읍시다.”
미래를 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이다. 오늘의 날씨가 나의 하루를 좌지우지하듯이 미래의 날씨 역시 그럴 것이다. 기상청이 가진 지역별, 연도별 통계자료들이 기상정보포털 누리집에 공개돼 있다. 이곳에서 자료들을 뒤지다 보면 미래를 상상할 작은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
많은 과학자와 언론이 말했듯이, 기온은 점점 더 오르고 시간당 강수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북극 온난화가 가속하면 중위도 지역의 한파와 폭설도 심해질 수 있다. 한국의 최근 한파와 폭설도,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 진동 방향이 음의 방향으로 바뀌면서 북극 찬 공기가 중위도로 흐를 수 있는 바람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록이 남아있는 지난 120년간 기상청 관측 기록을 줄 세워보면, 여러 전문가의 말대로 최근 10년이 가장 더웠다. 역대 연평균 최고기온(서울, 관악산 기준)은 2~5위(2021년, 2016년, 2015년, 2019년), 7위(2014년)에 최근 몇년이 모여 있다. 지난해와 2020년은 10~11위, 2017년은 13위, 2018년이 16위였다. 1위도 21세기를 2년 앞둔 1998년이었다. 연별 1시간 최다강수량도 이전 기록 경신의 기세가 거세다. 2018년 서귀포(120.7㎜), 2016년 양산(119.5㎜)이 역대 3, 4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부여(110.6㎜), 서산(105.4㎜)은 10위권에 올라 있다.
한국 기후가 동남아시아나 시베리아처럼 바뀌면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예를 들어 기존에 있던 건축물이나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에는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6월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는 기후변화 위험 평가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고, 2016년 이후 고온에 견디지 못하는 주택 57만채가 이미 지어졌다고 경고했다. 지진을 경험한 뒤에야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했듯이, 과거 지어진 건축물들에도 기후적응·완화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문화재청도 기후위기로 목조 건물 등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지난해 연구를 진행했고, 문화재 보호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도 최근까지 친환경 건축자재 이용이 과제였다면, 앞으로는 튼튼하고 쾌적한 건물을 만드는 기술력을 더욱 보강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난방용 가스요금 걱정에 수면양말과 패딩조끼를 입고 버티는 이들은, 외풍을 꼼꼼하게 막아주지 못하는 구옥에서 겨울나기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사실을 체감하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할 수도 있다.
18~19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에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참여한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 인사 1200명 설문조사 답변을 바탕으로 매년 발표되는 ‘세계위험보고서’를 보면, 올해도 예년처럼 자연재해와 기상이변, 자원위기, 지정학적 갈등, 사회결속력 약화 등 기후변화가 초래할 다양한 문제가 미래의 위험들로 꼽혔다. 개인의 삶, 인류의 유산과 문명은 기후위기 시대 다양하고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부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장·단기과제 해결을 위한 통찰을 얻길 바란다. 아직 4년이나 남았다.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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