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리포트] 흑자 행진·해외투자 유치… `4조 패션 공룡` 글로벌 진격

이윤희 2023. 1. 15. 1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무신사스토어 회원 1000만명대
가파른 성장, 기업가치 4조 평가
공격적 인수·합병… 사업다각화
북미 등 해외 시장 공략 잰걸음
무신사가 글로벌 홍보대사 '뉴진스'와 함께하는 첫 번째 글로벌 캠페인 화보를 공개했다. 무신사 제공

지난해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상장을 예고했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비상장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미루거나 포기했다. 국내 온라인 패션몰 1위 무신사도 그렇게 해를 넘겼다. 다른 기업들처럼 상장예비심사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두 차례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서 상장이 점쳐지던 차였다.

조만호 무신사 이사회 의장이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2001년 프리챌 운동화 동호회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으로 출발한 이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비상장 흑자기업으로, 성장세가 빠른 회사다.

지난 2016년 1990억원이던 거래액은 2018년 4500억원, 2019년 9000억원, 2020년 1조20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2조 시대'를 열었다. 무신사 스토어 회원 수는 2021년말 기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순 이용자는 400만명에 달한다.

◇창립 이후 흑자 행진 이어와= 무신사는 2012년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1% 증가한 4667억원, 영업이익은 19% 늘어난 5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선 1주일만에 1232억원의 판매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 집행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열성이다. 지난 2021년 여성 패션플랫폼인 스타일쉐어와 29CM를 3000억원에 사들였다. 거래액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M&A 덕분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해DPS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운영사 의식주컴퍼니에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과 함께 490억원 규모DML 신규 투자를 집행했다. 한정판 스니커즈 중개 플랫폼 '솔드아웃'(soldout)을 분사해 지난해 다른 주주인 두나무 등과 400억원을 유상증자로 수혈하기도 했다. 최근 솔드아웃의 가품 논란과 계속된 적자가 문제가 되자 무신사는 새해부터 중고 제품 개인간거래(C2C) 서비스를 종료하고, 미사용 신상품을 거래하는 리셀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무신사는 현재까지 누적 약 3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2019년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에서 약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21년 3월 세쿼이아캐피털과 국내 투자회사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당시 무신사는 2조5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2년 현재 실적이 당시(거래액 1조2000억원·매출액 3319억원)보다 크게 성장해 장외시장에서 평가하는 현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IPO 시장의 위축으로 장외 매매가는 하락했다. 38커뮤니케이션 등 비상장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해 중순까지 주당 200만원선에서 매매되던 장외 주가는 현재 매도 희망가 130만~140만원, 매수 희망가 100만~105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순 판매 채널 아닌 '패션 인큐베이터'= 새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기업들에게 무신사는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차세대 패션 인큐베이터'이기도 하다. 전략적 협업을 통해 국내 중소형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세계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무신사가 연간 거래액 기준 무신사 스토어 상위 100개 브랜드를 선정해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연간 거래액이 2년 만에 7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한 국내 브랜드 비율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33%까지 늘어나며 2년 만에 두배 이상 상승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이자로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젝트 자금을 활용해 생산과 마케팅에 집중한 브랜드를 육성한 결과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며 "오프라인 거점이 없는 브랜드도 고객 접점과 경험을 늘릴 수 있도록 팝업 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활동을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신사는 국내에서 주목받는 300여개 패션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는 디스이즈네버댓, 마르디 메크르디, 아크메드라비를 비롯해 에이카 화이트, 쿠어, 로우 클래식, 떠그클럽, 서저리, 유스 등이 입점했다. 사이트는 현재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를 지원하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북미 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지난 해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무신사가 제시한 올해 해외 거래액 예상치는 일본 약 480억원, 일본 외 국가 480억원 수준이다. 국내 거래액 목표치는 약 5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 MZ세대 취향에 맞춘 상품에 집중하고, 이들이 무신사 커뮤니티 내에서 소비를 지속한다는 것이 무신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패션 내수 시장은 전통 유통 채널, 쿠팡과 같은 종합몰, 'W컨셉' 등의 온라인 플랫폼, 브랜드의 자사몰까지 참여하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무신사의 경우 매출처를 해외로 확장시킴으로써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닌 전체 거래액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