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前 회장 17일 오전 입국 예정… 檢, 혐의 규명 총력

쌍방울 그룹의 실제 사주로  도피 8개월 만에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오는 1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는 김 전 회장이 붙잡힌 태국 현지로 수사관들을 보내 방콕 공항에서 태국 당국으로부터 김 전 회장의 신병을 인계받을 예정이다.

지난 10일 태국 골프장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국적기에 탑승하면 곧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지난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기에 앞서 법원으로부터 횡령 등 혐의로 발부된 바 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현지에서 검거된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 역시 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

김 전 회장 일행은 17일 오전 1시(이하 한국 시간)쯤 국적기에 탑승해 같은 날 오전 8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직후에는 검찰 호송차를 타고 수원지검으로 이송된다.

검찰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이 청구돼야 하기에 신속하게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체포영장에 기재된 횡령 등 혐의와 오랜 기간 해외 도피를 이어온 점 등을 추궁한 뒤 이르면 18일 늦은 오후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당국 안팎에선 김 전 회장의 검거가 정체된 불법대북송금·배임횡령·변호사비대납 사건의 의혹을 풀어줄 ‘스모킹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사 중인 쌍방울 비리 의혹 사건 대부분이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을 총괄하던 당시 벌어진 일들이기에 검찰은 각 사건에 김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대북송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런 의혹의 중심에 놓인 인물로, 그의 해외 도피는 검찰 수사에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동안 김 전 회장의 귀국 이후 입을 열게 하기 위한 방책을 고민해왔다.

검찰은 향후 수사에서 횡령 및 배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공여, 거액의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 이미 관련자들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각종 혐의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양 회장과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쯤 태국 빠툼타니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붙잡힌 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혀 입국 절차를 밟고 있다. 김 전 회장보다 한 달여 앞서 역시 태국에서 붙잡힌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 A씨는 여전히 태국 현지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