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UAE는 최고 파트너"… 원전·수소·방산 30여건 MOU 체결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韓 수소 생산·운송 기술력 관심
다목적 수송기 공동개발 나서
"미래협력 길 열자" 한마음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국빈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를 찾은 자리에서 원자력, 에너지, 방산, 투자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유치 및 협력 성과를 이끌어냈다. '오일머니' 그 이상을 꿈꾸는 UAE와 전 세계를 뒤덮은 경제 불황을 수출로 넘겠다는 대한민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 UAE의 첫 원자력 발전소이자 국내 최초의 원전 수출로 꼽히는 바라카 원전을 계기로 강화된 양국 협력 관계를 한층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성대한 환영과 영접을 받으며 아부다비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15일 국빈 방문 2일 차를 맞아 현충원인 '와하트 알 카라마' 방문과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UAE 초대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찾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곧이어 진행된 정상회담은 전에 없던 성대한 규모의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확대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단독회담 및 방명록 서명, 국빈 오찬 순서로 진행됐다.
UAE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후 2년 만에 방문하는 윤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했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한국 역시 8개 부처 장관과 1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UAE를 찾는 등 거대한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을 것을 예고했다. 실제 양국 정상의 임석하에 체결된 MOU만 13건, 이 밖에 부처·기업 간 체결된 MOU까지 합치면 30건이 훌쩍 넘는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UAE로서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오일을 활용해 미래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자력과 수소다. 이미 한국이 수출한 바라카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UAE는 자국 원자력 발전소 유치를 넘어 한국과 손잡고 제3국에 원전 공동 진출을 하려 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체결된 것이 바로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다. 여기에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등도 포함됐다. 이미 바라카 원전을 수주해낸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UAE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사장이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MOU에 서명했다.
한국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강점을 지닌 수소 분야에서도 협정을 맺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수하일 알 마즈루아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은 '도시 내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분야 MOU'에 서명했다. 막대한 석유 파워를 갖고 있는 UAE지만 미래 에너지 대비를 시작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세계 5위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석유를 수입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한국석유공사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원유를 유치·판매하며 임차료를 납부하고, 국내 석유 수급 위기 시 한국이 계약 물량에 대해 우선구매권을 행사하는 내용을 담은 '한·UAE 국제 공동비축 사업'도 추진한다.
방산 역시 협력 강화가 예상되는 분야다. 우리나라 방위사업청장과 UAE 국방부 산하 타와준 경제위원회 사무총장은 '전략적 방위산업협력에 관한 MOU'에 서명했다. 방산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기술 정보를 교환하면서 기술 이전 등에서도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목적 수송기 국제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맺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UAE 수주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UAE 최대 국영 아랍어 일간지인 '알 이티하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걸프 국가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미래 산업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의 뛰어난 기술 발전과 걸프 전역의 프로젝트 수행으로 쌓아온 노하우와 걸프 국가와의 공통된 비전이 있기 때문에 양측은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특히 UAE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UAE는 바라카 원전 건설 이후로 우주, 보건·의료, 스마트팜, 수소와 같은 미래 산업에서 우리나라의 중동 지역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아부다비/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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